한 라틴계 여성이 젖먹이 손자를 공항의 X-레이 검색대에 밀어넣었다가 병원으로 옮겨 신체에 영향을 받았는 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0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멕시코시티로 가려던 56세의 멕시코 여성이 생후 1개월 가량의 손자를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 X-레이 검색대에 다른 물건들과 함께 밀어넣었다는 것.
당시 모니터를 지켜보던 보안 요원은 갑작스레 나타난 갓난아기의 형체에 놀라 급하게 컨베이어 벨트를 거꾸로 돌려 아기를 빼낸뒤 인근 센티넬라병원으로 옮겨 검사를 받게 했다.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이 여성은 당초 병원에 가지 않고 바로 비행기에 오르겠다고 했지만 보안 요원들은 대기중인 응급요원을 불러 반드시 검사받아야 한다고 설득시켰으며 병원 의료진은 위험할 정도로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이 여성과 손자는 공항측이 마련해준 대체 항공편을 이용해 멕시코시티로 떠났는데, 약 20년전부터 운영되고 있는 LA공항의 X-레이 검색대에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2번째이다.
지난 1988년 LA공항 4번 터미널에서 갓난아기가 카시트에 누인채 검색대를 통과한 적이 있으며 같은해 캐나다 위니펙공항에서도 생후 2개월된 아이가 보자기에 쌓인채 검색대를 통과했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항 보안 요원들이 유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한편 X-레이 검색대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공항측은 대책을 마련중이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