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황당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이 세계의 외신면에 등장하고 있다.
‘시위의 천국’ 프랑스에선 “늙는 게 진절머리 난다”며 새해가 오는 걸 반대하는 시위를 계획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새해반대전선’(Fonacon)이란 이 단체는 오는 31일 낭트에서 “새해를 축하하지 말고 그것에 저항하자”며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9일 보도했다.
지난해 프랑스 남부 낭트에서 ‘결성 기념 기자회견’을 연 이 단체의 ‘지도부’는 회견장에 테러리스트처럼 두건과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퍼포먼스 수준의 농담 실력을 과시했다. 이 단체 ‘지도자’는 기자회견에서 “시간이 흐른다는 건 지구와 우리가 무덤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간다는 뜻”이라며 “이 비극을 기뻐할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지도자’는 최근 “그럴 리 없겠지만 만약 2007년이 우릴 무시하고 닥쳐온다면, 우린 특별열차를 타고 파리 엘리제궁까지 가 2008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두고 <인디펜던트>는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죽었을 때 “나는 그의 죽음에 항의하기 위해 여기 왔다”는 한 장례 참가자의 말을 떠올리게 만든다고 썼다.
스페인 남부 레페에선 지난 5일부터 매일 저녁 인공눈을 뿌려 시민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고 <엘 파이스>가 이날 전했다. 이 시의 중앙광장에 설치된 두 대의 ‘눈대포’는 매일 저녁 8시부터 15분 동안 도심을 눈천지로 만든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도 예약된 셈이다. 1953년 이후 한번도 눈이 내린 적이 없는 이 따뜻한 지중해 연안 도시의 시장인 마누엘 안드레스 곤살레스는 이 행사가 “특히 눈을 구경해본 적이 없는 젊은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