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로 라이세니아 카라세 총리 정부를 축출한 피지 군부가 신문 광고를 통해 과도 정부의 각료를 공개 모집하고 나섰다.
럭비 경기를 보기 위해 쿠데타를 미뤘다는 얘기까지 들은 피지 군부가 이번에는 신문광고라는 이례적인 행위를 통해 각료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이다.
BBC방송 9일자 보도에 따르면 군부는 피지 타임스에 실린 광고를 통해 평판이 뛰어나고 범죄 전과나 파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과도 정부의 각료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광고란 옆에 게재된 이 광고를 통해 군은 부패와 잘못된 관행들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군부 대변인은 구체적인 숫자는 언급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여러명이 각료 공모에 응했다고 밝히고 공모기한인 12일까지 공모절차가 잘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지 군부는 지난 6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정부를 해산한 뒤 육군 군의관 출신인 조나 세닐라가칼리를 과도 정부의 총리로 임명했다.
앞서 프랭크 베이니마라마 군사령관은 1일 정오를 기해 쿠데타를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해놓고도 럭비 경기를 관람하면서 자신이 제시한 시한을 넘겼다.
이로 인해 호주와 뉴질랜드 언론들은 피지 군이 럭비 경기 때문에 쿠데타를 연기했다고 보도하기까지 했다.
대결이 예상되던 그 시각 베이니마라마 준장은 수쿠나 경기장에서 벌어진 피지 군과 경찰의 럭비 시합을 열광하며 지켜보았다.
류창석 기자 kerbero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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