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연구소 보고서…상위 2%가 전체 부 절반 차지
세계 상위 2%의 ‘부자’들이 전체 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하위 50%가 보유한 부는 단 1%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 세계 상위 10%에 속하는 ‘부자’ 100명 중 2명은 한국인으로 나타났다.
유엔대학 세계개발경제연구소(UNU-WIDER)가 5일 런던과 뉴욕 유엔본부에서 동시에 발표한 ‘가계 자산 국제분포’ 보고서를 보면, 2000년 기준으로 상위 1%가 전세계 부의 40%를, 2%가 절반 이상을, 10%가 85%를 차지했다. 반면 하위 50%가 보유하고 있는 부의 비율은 1%에 그쳤다.
전세계 가계 자산은 모두 125조달러로 이를 균등배분하면 1인당 2만5백달러이다. 하지만 불균등 분포 때문에 2200달러만 소유하면 상위 50%에 든다. 또 50만달러와 6만1천달러를 지니면 상위 1%와 10% 안에 속할 수 있다.
90%에 가까운 부가 북미와 유럽, 부유한 아·태 국가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미는 인구 비율은 6%에 불과하지만 부의 비중은 34%나 됐다. 미국은 상위 10% ‘부자’가 부의 70%를 차지했으나 독일과 일본은 44%와 39%에 그쳤다.
상위 10% ‘부자’ 가운데는 미국이 25%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20%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2%로 독일(8%), 이탈리아(7%), 영국(6%), 프랑스, 스페인(이상 4%)에 이어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만, 네덜란드와 함께 세계에서 8번째로 부자가 많았다.
상위 1% ‘부자’는 미국(37%)과 일본(27%)에 절반 이상 몰렸다. 상위 1% ‘부자’의 수는 3700만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억만장자는 499명, 백만장자는 1300만명이었다.
연구소 쪽은 “전 세계에 걸쳐 가계 자산이 소득에 비해 더 불균등하게 배분되어 있다”면서 “이런 경향이 앞으로 10년 동안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성만 기자 sunman@hani.co.kr
강성만 기자 sun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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