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이 발견됐다고 BBC 뉴스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5일 보도했다.
스페인 북서부 엘 시드론의 지하 동굴에서 지난 2000년부터 발견된 8명의 네안데르탈인 화석을 분석한 국제 과학자 팀은 어린이들의 치아에서는 굶주림과 극심한 영양 부족, 뼈에서는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투쟁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밝혔다.
스페인 국립 자연과학박물관의 안토니오 로사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들의 화석 표본에 나타난 고도의 발달 스트레스 수준으로 미뤄 볼 때 생존을 위한 식인습관이 어느 정도 일상화돼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동굴에서 발견된 뼈의 신체적 특징은 유럽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같은 시대 네안데르탈인들의 특징과 일치했으며 다른 지역 표본에서도 식인의 증거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학자들에 따르면 이들의 긴 뼈와 두개골은 중간에서 절단되고 깨진 흔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영양가가 높은 골수와 뇌수를 채취한 증거라는 것이다.
또한 어린이들의 치아는 이유기와 청소년 이행기 등 급격한 성장기에 특히 심한 영양 실조를 겪었음을 보여준다고 로사스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자연적인 발육 과정에 변화가 생길 경우 치아의 사기질 축적이 둔화되거나 멈출 수 있고 기후나 질병 등에 의해서도 치아의 성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면서 "화석에서 발견된 흔적들은 혹독한 겨울 날씨와 평생 계속된 생리적 결핍이 겹친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남부 유럽의 네안데르탈인들이 북유럽의 동류인보다 폭이 넓고 납작한 얼굴을 갖고 있었다고 지적하고 그 이유는 아직 논란의 대상이지만 날씨가 추운 북쪽 사람들은 들이 마신 공기를 덥히기 위해 코가 길어지는 쪽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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