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의 한 야당 의원이 친구 집에서 장난삼아 나치 친위대 복장을 입고 찍은 사진이 신문에 게재돼 당에서 제명될 위기에 처했다.
26일 헝가리 MTI 통신에 따르면 제1야당인 피데스(FIDESZ.청년민주연맹)의 젠게 졸트 의원은 지난해 친구집에서 나치 친위대 복장을 한 채 찍은 기념 사진이 외부로 유출돼 최근 지역 타블로이드판 신문 표지를 장식, 구설수에 올랐다.
젠게 의원은 문제가 불거지자 자신이 2차 세계대전 관련 기념품들을 좋아할 뿐 나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서 사진도 가정집에서 장난 삼아 찍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모든 형태의 폭력은 물론 나치즘과 공산주의 이데올로기, 그 밖의 모든 독재적인 통치를 혐오한다고 애써 강조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단순히 장난이라고 해도 민주 정당의 일원이 그런 장난을 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오는 28일 윤리위원회를 열어서 젠게 의원을 중징계한다는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위원회가 젠게 의원을 제명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헝가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파시스트 정당인 애로우 크로스의 주도로 56일간 무려 43만7천명을 아우슈비치 등 수용소로 보낸 역사를 가지고 있어 나치 협력의 과거사에 대해 주변국들보다 예민한 편이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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