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일본인들이 22일 높이 50m 콘크리트 벼랑에 고립돼 있던 '강아지 구출작전'을 지켜보느라 손에 땀을 쥐었다.
일본 시코쿠(四國) 도쿠시마(德島)시의 한 벼랑. 벼랑의 사태를 막기 위해 구축해놓은 콘크리트 방호벽(높이 100m)의 한 가운데 강아지 한마리가 고립돼 오도가도 못하며 위험에 처해 있는 사실이 지난 17일 주민의 신고로 알려졌다.
소방 구조대가 21일에야 출동해 구출작전을 벌였다. 하지만 벼랑이 거의 직각에 가까운 급경사여서 대원들의 접근이 어려웠던데다 겁먹은 강아지가 대원이 멀찍이서 뻗친 뜰채를 보고 포획을 피해 뒷걸음질을 친 탓에 실패했다.
구조대는 22일 다시 구출작전에 나섰다. 일본 TV에서 구출작전을 생중계했으며 주민 등 200여명이 지상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강아지도 시종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상을 내려다 보는 등 손에 땀을 쥐게하는 위태로운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구조대는 뜰채로 강아지를 포획, 구출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지상에 그물을 설치했다. 이어 대원 1명이 방호벽 위에서 로프를 타고 강아지에 접근, 뜰채로 위협한 뒤 물러서는 강아지를 그물로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간신히 구출에 성공했다.
이날 구출작전을 생중계한 방송국에는 "구출된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내용의 전화와 팩스가 쇄도했다고 한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 (도쿄=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