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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외토픽

미 78세 노인, 자동차 도넛 행상 54년만에 은퇴

등록 2006-11-12 10:46

트럭에 도넛을 싣고 주택가를 누벼온 올해 78세의 노인이 54년만에 은퇴한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제의 `도넛맨'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남동쪽 몬테벨로와 시티오브커머스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활동해온 허만 랭글리(78)씨.

다음달 만 79세가 되는 랭글리 할아버지는 거의 매일 45마일(약 72.4km)씩 달리는 행상을 하며 거의 60만9천마일(약 98만92km)를 내달려온 끝에 정리 단계를 밟고 있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 당시 도넛 1개당 3센트에 사 5센트에 파는 방식으로 하루 400개 정도를 팔았던 랭글리 할아버지는 벌이가 시원찮기는 했지만 기름값이 싸 그럭저럭 먹고 살만했다고 당시를 추억한다.

외상 판매도 마다하지 않은 채 각 가정을 방문, 주문을 받아 신선한 도넛과 빵 등을 배달해온 그는 특히 맨 처음 도넛을 샀을 때 12살이던 고객이 27살 되던 때 자신의 판매 루트를 기억하고 찾아와 청혼하는 행운(?)까지 얻었는데, 그 여성은 랭글리 할아버지와 28년간 살다 숨을 거뒀다.

현재 그가 몰고 있는 밴은 16년 전에 구입한 것으로, 그 이전만 해도 랭글리 할아버지는 한 도매상에서 물건을 구입하다 팔았지만 자동차 판매상 노조가 결성되고 결국 도매상이 문을 닫으면서 30마일 떨어진 LA 다운타운으로 달려와 구입해 파는 바람에 도넛 판매는 더 힘들어졌다.

도매상이 최근 4차례 가격 올리면서 이문이 박해졌지만 한번도 가격을 올리지 않은 채 개당 35센트를 고집하고 있는 랭글리 할아버지는 그동안 여러 차례 강도를 맞았고 한번은 강도가 차를 강탈하려 했으며 수시로 더럽혀지는 밴의 스프레이 낙서를 지워야 했으나 한번도 장사를 중단하지는 않았다.

외상 고객 중 갚는 날짜를 늦춘 적은 있어도 갚지 않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 그는 은퇴를 발표하고 난뒤 지난달부터 외상값 수거에 나서 6천 달러를 받았다.

50년 고객이라는 토니 소프(62)씨는 "그가 은퇴한다는 말을 했을 때 결코 채워질 수 없는 허전함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며 "많은 이들, 특히 노인이나 장애인들은 그에게 의지했고 그는 그런 그들의 집을 기꺼이 방문해 주문을 받고 갖다 줬다"고 회상했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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