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국가(國歌)에 맞춰 물이 내려가는 화장실 변기를 형상화한 미술 작품이 '국가 모독' 논란을 빚고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국가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볼차노 현대미술관에 전시 중인 문제의 작품을 압수했다. 이 도발적인 작품은 볼차노 현지 예술가 2명이 공동 제작한 것이다.
검찰은 이탈리아의 국가가 보호 받아야 하고, 결코 공개적으로 조롱돼서는 안되는 나라의 상징이라고 말하고 있다.
변기의 물이 내려가는 동안 국가가 연주되는 것은 이탈리아에 대한 모욕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검찰은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정부가 올해 이탈리아 국가를 나라의 상징이자 재산으로 규정하는 법령을 발표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볼차노 현대미술관을 대변하는 변호사들은 국가가 애국적이고, 감상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나라의 상징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누가 국가를 소유하는가, 조롱을 당할 수 있는 맥락에서 국가를 연주하는 것이 비애국적인가, 예술 작품은 무한한 표현의 자유를 갖고 있는가 등이 법정에서 다뤄질 논쟁거리라고 BBC는 말했다.
재판부는 이번주 말쯤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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