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9.11과 같은 초대형 테러의 다음 수단은 여객기가 아니라 선박일 수 있다고 영국의 유명 추리소설 작가인 프레드릭 포사이스가 주장했다.
포사이스는 신작 '아프간' 출간에 즈음해 29일자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서방의 테러 기관들이 대서양 횡단 여객기를 이용하는 테러 가능성에 골몰하고 있지만 정작 악몽은 해상에서 벌어질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카에다가 겉으로 멀쩡해 보이며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선박을 탈취, 자살을 각오한 승무원을 배치하고 위험물질을 적재한 뒤 테러 목표로 찍은 도시의 핵심부에 기항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제 2의 9.11 무대는 해양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포사이스는 해상은 지구 전체 표면의 7분의 6을 차지하는 광대한 영역이면서도 육지와 달리 법질서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고 있다면서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나라에 자신의 배를 등록하는 편의치적과 조세피난처에 자리잡고 있는 이른바 '묻지마' 은행들과 함께 해적 행위가 아직도 판치고 있는 현실을 예로 들었다.
편의치적을 제공하는 국가는 파나마를 포함해 근 30개에 달하며 자금 출처를 묻지 않고 공개하지도 않는 '묻지마' 은행의 숫자도 비슷하다. 포사이스는 해적은 제법 규모가 큰 산업이라면서 "키드 선장과 함께 해적의 시대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독한 커피를 들이켜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포사이스는 수천 척의 선박들은 아직도 승무원의 급여와 안전, 선박 상태, 화물의 적법성 등에 대한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해적들에 탈취된 선박들이 한동안 사라졌다가 새로운 이름으로 등록되고 버젓이 운항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해상에도 '지하세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런 여건은 장차 있을지 모를 초대형 테러의 온상이 될 소지가 충분하다면서 서방 반테러 기관들의 사무실에 밤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것은 "정체가 모호한 선박과 자살 특공 승무원, 치명적인 적재화물, 뜻밖의 목적지로 구성된 악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jsmoon@yna.co.kr
jsmoon@yna.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