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오프’ 카운트다운!
이식 대상자 선정에 고심중
얼굴 전체를 이식하는 수술이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실시될 전망이라고 영국 언론들이 26일 보도했다.
런던 로열자유 병원은 이날 몇 개월 이내에 얼굴 이식수술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병원은 이미 국립보건원(NHS) 윤리위원회의 승인절차를 끝내고, 이식 대상자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수술은 이마 윗부분에서 목 아래까지 머리가죽 일부, 피부조직, 그리고 각각 4개씩의 정맥과 동맥을 이식한다. 얼굴 제거에는 각각 2시간, 봉합은 4~5시간 안에 끝내게 되며, 비용은 약 45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프랑스에서 개에게 심하게 물어뜯긴 여성이 얼굴 부분이식 수술을 받은 적은 있지만, 얼굴 전체 이식수술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뇌사자의 얼굴을 기증받아 화상 환자 등에게 그대로 이식하고, 4명의 환자에게 6개월 간격으로 잇달아 수술할 계획이다.
남의 얼굴을 이식받더라도, 통상 생각하는 것처럼 기증자와 얼굴이 똑같게 되지는 않는다. 얼굴 광대뼈 차이 등으로 제3의 얼굴을 갖기 때문이다. 영화 ‘페이스 오프’처럼, 애초 얼굴 ‘주인’의 행세를 할 수는 없는 셈이다.
병원쪽은 기술보다는 대상자 선정을 더 고민하고 있다. 이미 화상환자 30여명이 수술 신청을 했지만, 대상자를 정하기 못했다. 정체성 혼란에 따른 정신적 충격을 이겨내기에 적합하지 않거나, 전체 이식수술을 할 만큼 얼굴이 망가지지 않은 탓이다. 수술을 책임진 피터 버틀러 박사는 “이미 수 차례의 얼굴 복원수술을 하고도 아직 평범한 사람처럼 길거리를 걸을 수 없는 환자들을 수술하게 돼 기쁘다”면서도 “정체성 혼란 및 부작용을 충분히 설명하는 등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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