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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프랑스 주교들 “보수화” 반발
라틴식 미사를 되살리려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구상이 가톨릭 교단 내부로부터의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3일 프랑스 로마 가톨릭 교단의 주교 5명과 신부 30명이 가톨릭 언론에 공개편지를 보내, 라틴식 미사의 부활은 제2차공의회(1962~1965)의 개혁 결실을 거부하는 극단적 보수주의자들에 대한 양보라면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제2차공의회 이후 주교의 특별허가가 있을 때만 행해지는 라틴식 미사는 근대적 미사와는 달리, 사제가 신자들 쪽으로 등을 돌린 채 라틴어로 기도를 올린다. 또 근대적 미사는 신자들이 미사에서 직접 기도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적극 참여하지만, 라틴식의 경우 신자들은 성찬식 도중 침묵을 지켜야 한다.
통신은 교황청이 곧 주교 허가를 받지 않고도 사제가 자유선택에 의해 라틴식 미사를 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라틴식 미사 부활에 반대하는 쪽은 공개편지에서 “베네딕토 교황은 우리를 다른 시대의 성찬 의식의 삶 속으로 몰아넣기보다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세상에서 일할 수 있도록 고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70년대부터 시작된 라틴식 미사의 부활은 △다른 종교와의 화합과 존경 △미사에서 지방의 언어를 사용하기로 한 제2차공의회 개혁에 대한 거부와 일맥상통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또 제2차공의회 이후에도 라틴식 미사의 무조건 허용을 요구해오다 2명의 지도자가 파문당한 가톨릭계의 보수조직 ‘성 피우스10세 모임’(SSPX)의 교단복귀도 허용될 것이라고 이 모임 지도자의 말을 따 보도했다.
프랑스 릴의 대주교 제라르 드프와는 통신에 “일부 SSPX 회원들은 극우정치 운동에 관여하고 있으며 교회를 점령하기 위해 폭력적 수단에 호소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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