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마돈나가 현지 어린이들을 보살피고 있다. 말라위/AP 연합
아프리카 말라위 한살배기
현지법 어긴데다 “가족을 후원해야” 주장도
현지법 어긴데다 “가족을 후원해야” 주장도
팝스타 마돈나의 아프리카 말라위 아기 입양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 보도했다.
지난 10월4일 마돈나와 남편인 영화감독 가이 리치는 그들의 기부금으로 4천명의 고아들을 양육하는 센터를 건립하는 ‘레이징 말라위’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말라위를 방문했다. 방문기간 동안 마돈나 부부는 고아원에 있던 한살먹은 데이비드 반다라는 아기를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67개 말라위 인권단체들의 연합체인 인권협의회(HRCC)는 마돈나의 입양이 ‘불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18개월간 자국에서 살지 않은 외국인의 어린이 입양을 금지하는 말라위법이 마돈나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많은 아동단체들도 아이를 입양하는 것보다 자국에서 자라도록 후원하는게 낫다고 말한다. 영국계 아동단체에서 일하는 맥 포사이스는 “마돈나가 아프리카 고아들을 돕길 원했다면, 가족들이 그들의 아이를 돌볼 수 있게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단체인 월드비전의 아동권리고문인 필리파 레이는 “가족들이 가난으로 아이를 돌볼 여력이 없는 경우, 아이를 다른 문화권으로 보내는 것은 (가족과 아이) 누구에게도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말라위 북부에서 고아원을 운영하는 미리암 니롱고는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일 고아가 되는 수천명의 아이들을 돌볼 여력이 없다”며 “마돈나 같은 부자가 오직 한명을 입양했다 하더라도 이는 말라위를 위한 큰 후원”이라고 주장했다. 아버지인 요한 반다는 “아들이 좋은 교육을 받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길 바란다”며 “(인권단체들의) 우려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반면, 요한의 사촌인 포페라 반다는 “요한은 글을 읽을 줄 모른다”며 “그는 (입양)서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인했다”고 말했다.
반다는 이미 16일 말라위에서 출국한 상태며, 인권협의회(HRCC)쪽은 마돈나가 영국 정부로부터 양부모로 승인을 받았는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입양 금지 소송은 잠시 유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반다의 친척들이 입양을 반대하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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