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의 한 마을에서 집에 불이 나자 충견이 소아마비 장애 주인을 구한뒤 고양이 마저 구하려다 불길에 갇힌채 숨을 거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저녁 위스콘신주 엘카트레이크 남쪽 라인 마을의 제이미 핸슨(49.여)씨 집에서 고양이가 초를 쓰러뜨려 불이 나자 `제시'라는 이름의 13살짜리 개가 핸슨씨에게 먼저 전화기를 물어다 줘 911에 전화를 걸게 한뒤 의족을 가져와 밖으로 피신하는 것을 도왔다.
그러나 집안에 불길이 더욱 거세지면서 `제시'는 안에서 고양이가 우는 소리를 듣고 다시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고양이와 함께 영영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고 핸슨씨는 밝혔다.
3년전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핸슨씨는 충견 `제시' 덕에 한쪽 팔에 3도 화상을 입었을 뿐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이날 화재는 핸슨씨가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던 중 고양이가 탁자 위로 뛰어오르는 순간 초가 넘어졌고 마침 초가 인조 조경수 쪽으로 쓰러지면서 일어났으며 이 조경수 옆에 핸슨씨의 의족이 놓여있어 핸슨씨가 미처 손을 쓰지 못했다.
골든리트리버종과 독일 셰퍼드종이 섞인 `제시'는 인명 구조 훈련을 받았으며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때에는 집 전체에 불길이 번진 상태였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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