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균 오염…마시면 마비증세
미국과 캐나다에서 잇따른 식품 사고로 소비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캐나다 식품조사국은 9일 보툴리눔균에 오염된 당근주스를 마신 토론토 거주 캐나다인 2명이 마비증세를 보인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식품조사국은 미국산 당근주스 3개 제품인 볼트하우스 팜스, 얼스바운드 팜 오가닉, 프레지던트스 초이스 오가닉스에 대해 보툴리눔균 오염이 우려된다며 마시지 말 것을 경고했다. 캐나다 전역에 해당 제품의 리콜명령이 내려진 상태지만 일부 제품은 계속 팔리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보툴리눔균은 열에 약해 10분 동안 가열하면 파괴되지만 공기가 희박한 상태에서도 잘 자라 통조림 등 진공 가공된 식품을 오염시켜 보툴리눔 독소증(botulism)을 유발시킨다. 보툴리눔 독소증은 구역질, 피로, 마비,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심각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3명이 당근주스를 마신 뒤 보툴리눔 독소증에 감염됐으며 플로리다주에서도 한 여성이 당근주스를 마시고 마비증세를 보였다.
지난달 2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당근주스로 보툴리눔 독소증 발생이 이어지자, 이와 관련된 제품을 먹지 말것을 경고했다. 당시 리콜명령이 내려진 제품은 캐나다에서 리콜명령이 내려진 것과 동일하다. 미 식품의약국은 당근주스 구입 후 냉장 보관이 잘못됐기 때문에 보툴리눔 독소증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9월 들어 미국에서는 각종 식품 안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에는 30여명이 맹독성 대장균인 이콜리 박테리아에 오염된 상추를 먹은 뒤 식중독을 앓아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일부 주에서 이콜리 박테리아에 오염된 캘리포니아산 시금치를 먹은 소비자들 중 3명이 숨지고 19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보도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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