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서 격식을 차려 매장된 개들의 수백년 된 미라들과 공동묘지가 발견됐다고 BBC 뉴스 등이 보도했다.
학자들은 남부 사막지대인 일로 계곡에서 서기 900~1천350년 사이에 살았던 고대 키리바야족의 유물 발굴 작업 중 자연적으로 미라가 된 40여 마리의 개들을 발견했는데 이들은 자신의 주인 옆에 담요, 먹을 것 등과 함께 매장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학자들은 고대 페루인들이 개 무덤을 이처럼 공들여 만든 것은 동물도 사후 또 다른 삶을 살게 된다고 믿었음을 시사한다며 동물이 이렇게 귀한 대접을 받은 다른 사례는 고대 이집트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유럽인들의 침공 전 수백년 간 융성했던 키리바야 문명은 개를 매우 귀하게 여겨 죽으면 사람의 무덤 옆에 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마 떼를 모는 능력이 있어 키리바야 목축견으로 불렸던 이 개들은 다른 고대 문명권에서처럼 사람과 함께 순장되지 않고 격식을 차려 별도로 매장됐는데 지금까지 키리바야 유적지에서는 모두 82개의 개 무덤이 발견됐다.
학자들은 키리바야 목축견이 남미 고유종인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페루의 고유 종으로 확인된 개는 2천여년 전 베링 해협을 건너온 아시아 종의 자손인 털 없는 개 하나 뿐이다.
오늘날 페루에는 지난 수백년간 외부에서 들어온 여러 종류의 개들이 있지만 학자들은 남부의 일부 개들은 고대 종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키리바야 개는 중간 크기의 주둥이에 베이지색 긴 털을 갖고 있어 작은 골든 리트리버 종같이 보인다.
youngnim@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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