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와 호화사치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른 필리핀의 이멜다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법원에 보석금을 몇백만원 깎아 달라고 요청하면서도 신병 치료를 내세워 장기간 해외 호화 호텔에 묵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26일 필리핀의 PNA통신에 따르면, 산디간바얀 반부패법원은 고(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멜다 전 의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신병치료를 위한 한 달 간 홍콩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법원은 국외 여행 허용 보석금을 30만페소(약 600만원)로 깎아 달라는 이멜다 전 의원의 요청을 거절하고 63만페소(약 1천200만원)를 예치하라고 명령했다.
올해 77세인 이멜다 전 의원은 남편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시민혁명으로 실각한 지난 1986년까지 20년간 부정한 방법으로 거둬들인 재산과 관련, 수십 건의 민.형사소송에 연루돼 있어 법원의 승인이 없이는 해외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멜다 전 의원은 홍콩에서 호화 호텔인 콘래드 힐튼 호텔에 묵으며 지병인 둔부와 무릎 등의 통증을 한방으로 치료받을 예정이다.
권쾌현 특파원 khkwon@yna.co.kr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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