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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외토픽

비운의 러시아 황후 유해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착

등록 2006-09-26 21:58

비운의 러시아 황후인 마리아 표도로브나의 유해가 그녀가 숨진지 78년 만에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왔다.

덴마크에서 이장식을 마친 뒤 표도로브나의 유해를 실은 함정은 26일 오전(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고, 유해는 곧바로 남동쪽으로 32㎞ 떨어진 페테르고프에 있는 성(聖)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로 옮겨졌다.

그곳에서 열린 예식에는 일야 클레바노프 북서지구 대통령 전권대표,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 덴마크 정부대표단, 로마노프 왕조 후손들이 참석했다.

표도로브나의 유해는 28일 아침까지 넵스키 교회에 머문 뒤 남편인 알렉산드르 3세가 묻혀있는 페트로파블로프스키 요새에 있는 사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볼셰비키 혁명 직후 공산당원들에게 총살당한 니콜라이 2세와 가족들의 유골이 지난 1998년에 옮겨져 매장돼있다.

표도로브나는 덴마크 국왕 크리스티안 9세의 차녀로서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3세와 결혼했으며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의 어머니였다.

하지만 1917년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으로 로마노프 왕실이 몰락하는 과정에서 표도로브나는 영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를 탈출한 뒤 영국에서 지내다가 말년에는 고국인 덴마크로 돌아와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러시아 정부는 사회주의 혁명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들의 통합의지를 고취한다는 차원에서 사회주의 혁명으로 러시아를 떠난 인사들의 유해를 안치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볼셰비키 혁명 직후 백군(白軍)을 이끌고 공산주의자들과 맞써 싸우다 망명했던 안톤 데니킨(1872~1947) 장군 부부의 유해가 모스크바 돈스코이 수도원에 안장되기도 했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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