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에스비시(HSBC) 영국 런던 카나리워프 본사 건물. AFP 연합뉴스
영국계 글로벌 은행인 에이치에스비시(HSBC)가 경영진의 개인 사무실을 없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근무방식 변화를 가속화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풍경이다.
노엘 퀸 에이치에스비시 최고경영자(CEO)가 “런던 금융 중심가인 카나리워프에 있는 본사 건물 42층에 있던 경영진 개인 사무실들을 없애고, 대신 고객 응접실과 공용 사무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19일 전했다.
이 회사 경영진은 기존 사무실 두 층 아래에 만든 공동 사무실에서 일한다. 퀸 최고경영자는 이 신문에 “우리(경영진) 사무실은 우리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 때문에 절반 정도는 비어있는 상태였다. 이건 부동산 낭비”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경영진)는 지정된 책상이 없다. 아침에 출근해 (공동 사무실 남는) 자리를 잡는다”며 “나는 일주일에 5일은 사무실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삶의 새로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에이치에스비시의 이런 변화는 단순히 국외 출장이 잦아서 만이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맞물리면서 근무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 근무가 늘어나 땅값이 비싼 도심에 사무 공간을 넓게 사용할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 퀸 최고경영자는 에이치에스비시의 전세계 주요 사무실 공간을 4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3~5년 동안 주요 도심에 있는 사무실의 상당수 임대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계획이다. 지점을 제외한 사무실에서는 직원 2명당 책상 1개를 쓰는 방향도 추진 중이다. 직원 숫자도 3만5000명가량 줄일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초저금리와 세계 무역 감소로 수익을 늘리기 어려운 탓에, 비용이라도 줄이려는 조처다.
변화는 다른 금융 회사에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최대 모기지(주택 담보 대출) 회사인 내이션와이드는 1만3000명 직원에게 본인이 원하면 완전 재택근무를 허용할 계획이다. 영국계 글로벌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는 공유 사무실 기업인 아이더블유지(IWG)와 협약을 맺고, 직원들이 도심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대신 집 근처 공유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을 허용할 계획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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