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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공룡들 불러 세운 미 하원 “파괴적인 시장 독점” 질타

등록 2020-07-30 09:29수정 2020-07-31 02:47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CEO
법사위 청문회에 온라인으로 출석
민주당 “성장 위해 지배력 남용”
공화당은 “정치 편향” 이유로 비판
트럼프, 행정명령 내겠다며 가세

CEO들, 적극적으로 자사 옹호
“큰 회사도 필요, 경쟁도 치열해”
미국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29일 출석한 미국 거대 첨단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애플의 팀 쿡,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29일 출석한 미국 거대 첨단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애플의 팀 쿡,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로이터 연합뉴스

‘가파’(GAFA)라고 불리는 거대 첨단기술 기업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의 최고경영자들이 미국 의회에 불려나와 ‘시장 독점’에 관한 혹독한 질타와 추궁을 당했다. 임기 내내 이들 기업의 정치적 성향에 불만을 터뜨려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이들 기업의 온라인 플랫폼 운영에 대한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자신이 직접 하겠다고 가세했다.

미 하원 법사위는 29일 거대 첨단기업의 시장 독점에 관한 청문회를 열어,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애플 팀 쿡, 구글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를 소환했다. 거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면서 자신들의 성장을 추구한다는 비판에 따른 조처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으로, 청문회에 출석은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미 의회는 이들 기업에 대한 더 엄격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으며, 일부 의원들은 기업 분할도 주장하고 있다. 청문회를 주도한 민주당의 데이비드 시실리니 의원은 1년에 걸친 의회 조사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남용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배적인 플랫폼들은 자신들의 성장을 위해 파괴적이고 유해한 방식으로 힘을 휘두른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청문회에서 “사용자들을 웹페이지에 묶어두려고 소기업들이 만든 콘텐츠를 훔치고 있다”고 지적받았다. 아마존은 “입점 판매상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비판받았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같은 경쟁기업의 인수합병”이 도마에 올랐다. 애플의 앱스토어도 “경쟁을 막는 독점”으로 지목됐다.

최고경영자들은 적극적으로 자기 회사를 옹호했다. 베이조스는 “세계는 큰 회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저커버그와 피차이는 자신들의 회사가 “혁신을 추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팀 쿡은 기업 환경이 “너무나 경쟁적이어서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놓고 거리싸움을 한다고 표현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의회에 처음 출석한 베이조스는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마존은 입점 판매상들의 매출자료를 살피고서는 인기 품목을 자신들이 직접 출시해 판매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베이조스는 “회사가 입점한 판매상들의 매출자료를 봤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아마존은 금지하고 있으나, 일부 직원이 회사 정책을 위배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베이조스는 “나는 차고에서 시작한 사업자들을 좋아하고, 나도 그런 사업자였다”며 “세상에는 작은 기업이 필요한 것처럼 큰 기업도 필요하다. 작은 기업들이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민주당 쪽이 이들 기업의 ‘독점’을 비판한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정치적 편향성’을 공격했다. 공화당 짐 조던 의원은 “나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다”며 “거대 기술기업들은 보수에 반대한다”고 질타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들 기업들의 온라인 플랫폼이 보수적 견해를 억압한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출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만약 의회가 몇년 전 조처했어야만 할 거대기업에 관한 공정함을 이번에도 가져오지 못한다면, 내가 직접 행정명령으로 그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도 “거대 기술기업들이 아주 나쁘게 행동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베이조스가 사주인 <워싱턴 포스트>와 ‘가짜 뉴스’ 설전을 벌이는 등 줄곧 기술기업에 비판적이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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