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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역대 최대’ 감산 합의…폭락했던 기름값 안정될까

등록 2020-04-13 19:11수정 2020-04-14 02:34

오펙+, 하루 약 1천만배럴 사상 최대 감산 합의
미국 등 선진국도 가세해 2천만배럴 감산 효과
석유값 지킬지 불투명…코로나19로 하루 3천만배럴 수요 급감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폭락하는 석유값 앞에서 산유국들이 결국 사상 최대의 석유 감산에 합의했다.

석유수출국기구(오펙) 회원국들과 비오펙 산유국으로 구성된 오펙 플러스(+)의 23개 산유국은 12일 세계 석유생산량을 5~6월 두 달간 하루에 97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현재 하루 세계 석유생산량의 13%에 해당하는 양으로, 역대 최대 감산이다. 7~12월까지는 800만배럴, 2021년 1~4월은 600만배럴로 감산량이 줄어들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오펙플러스와의 대규모 석유 합의가 이뤄졌다”며 “이는 미국의 에너지 일자리 수십만개를 구할 것”이라고 합의 소식을 전했다. 쿠웨이트 석유장관 칼리드 알리 무함마드 파딜도 트위터에서 “오펙플러스 회원국들이 하루에 약 1천만배럴을 감산하는 역사적인 합의를 발표한다”며 “5월1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지난 9일 이뤄졌으나, 멕시코가 감산을 거부하면서 발표가 늦어졌다. 자국 셰일오일 산업 붕괴 위기에 직면한 트럼프는 감산에 저항한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합의를 이끌어냈다. 멕시코는 애초 하루 25만배럴을 요구받았던 감산량을 10만배럴로 줄이는 혜택을 봤다. 대신 미국이 하루 30만배럴 감산량을 떠안기로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한 오펙의 합의 초안 보도자료를 보면, 주요 20개국(G20)에 속한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비오펙플러스 산유국들도 하루 400만~50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또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쿠웨이트는 자신들의 감산량에 더해 모두 200만배럴을 추가로 감산하기로 했다고 비잔 장가네 이란 석유장관이 한 방송과의 회견에서 밝혔다. 서방 선진국 등 주요 산업국가들도 석유 시장의 과잉 재고를 국가 비축용으로 사들여 가격을 지지할 방침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번 산유량 감축에 직접 합의하지 않은 나라들의 이런 조처까지 포함하면, 하루에 약 2천만배럴 감산 효과가 있지만 실현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석유값은 지난 3월 초부터 약 40% 폭락해, 1970년대 초 오일쇼크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러시아 사이에 감산 합의가 불발되자, 사우디가 생산량을 늘려 러시아를 압박하면서 석유값 폭락이 촉발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이동제한과 경기침체로 석유 소비까지 급감하며 폭락세가 더해졌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석유값 전쟁은 높은 생산비가 드는 미국의 셰일석유 산업을 파산 위기로 몰아넣는 직격탄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수입되는 사우디 석유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발 벗고 나서 합의를 종용한 배경이다.

역대 최대 규모 석유 감산에 합의하기는 했으나, 석유값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3월 들어 세계 석유 수요는 하루 3천만배럴이나 급감했다. 석유시장 분석가인 가우라브 샤르마는 영국 <비비시>(BBC)에 “하루 1850만배럴이 가장 낙관적인 최대 감산량인데 올여름 석유 수요의 감소에 비추면, 턱도 없는 것”이라며 “또 러시아가 감산 합의를 잘 지키지 않은 전력이 있어서, 현재 합의된 감산량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반응은 보합에 그쳤다. 13일 아시아 시장의 석유가 기준유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달러(3.9%) 오른 32.71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서부텍사스유는 6.1% 오른 24.15달러였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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