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의 휴양도시 마이애미비치에서 8일(현지시각) 한 남성이 실업수당 신청서를 받고 있다. 마이애미비치/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실업자가 최근 3주 동안 1700만명이나 새로 늘어나는 실업 대란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9일 지난주(3월29일~4월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0만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주의 668만8천건에서 다소 줄어든 것이나, 2주 연속 600만건이 넘는 사상 최대 행진을 지속했다.
미국의 실업수당 신청은 3월 둘째 주 28만1천건에서 셋째 주 330만7천건으로 거의 12배 이상이나 폭증한 데 이어 넷째 주에는 664만8천건으로 다시 두배나 증가했다.
이로써 미국에서는 지난 3주 동안 약 1700만명의 실업자가 새로 발생했다. 미국에서 10명의 노동자 중 1명이 이 기간 동안 실직한 것이다.
미국에서 실업이 폭증하는 것은 3월 중순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선포된 비상사태로 상가들이 문을 닫으며 일용직 일자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영업 부진에 기업들이 직원 해고 등으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실업수당 신청 최고 기록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66만5천건이다. 종전 최고 기록보다 10배 이상이나 되는 실업이 연 2주째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에서는 약 5천만개의 일자리가 해고의 위험에 처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미국 내 일자리의 3분의 1에 해당된다. 이런 수치는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재택에서라도 반드시 수행해야 할 일자리로 분류되지 않는 일자리들로 연방 및 주 정부들이 계산한 것이다.
에스앤피 글로벌 레이팅스의 수석분석가 베스 앤 보비노는 미국에서 실업자가 1300만명 추가돼 다음달에는 실업률이 15%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악화되는 실업 대란 속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날 2조3천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경기 진작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연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마비 상황에서 현금 경색에 직면한 기업과 가계, 주 정부 및 지방 정부를 지원하는 금융대책을 또다시 내놓았다. 최근 미국 연방정부가 집행에 들어간 2조2천억달러의 경제구호책에 이은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어 “연준의 역할은 경제활동이 수축되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구호와 안정을 최대한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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