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각국의 실물경제활동 데이터를 수집·발표하는 미국·영국 기반 시장정보조사업체 아이에이치에스(IHS)마킷이 1일(현지시각) 한국·일본 등 아시아 각국의 3월 PMI 지표 보고서를 일제히 내놓았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일본의 제조업 생산 및 신규주문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악으로 곤두박질쳤다.
우리나라 3월 제조업 복합PMI는 44.2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월(48.7)에 이어 훨씬 악화됐고, 중국의 2월 PMI 지수(40.3) 근처까지 내려갔다. 이 복합PMI를 구성하는 여러 부문 중 하나인 신규주문 지수와 수출판매 지수(수치는 미발표)도 글로벌 수요 격감으로 11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3월 공장생산 지수는 무려 38.5(2월 44.4)까지 추락했다.
제조업 PMI는 매월 각국마다 400여개 제조업체의 구매관리자를 대상으로 신규주문·생산량·재고 현황 등에 걸쳐 조사(이번 3월은 12~23일)한 결과를 토대로 산출된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전월 대비 경기 ‘확장’을, 낮으면 ‘수축’을 의미한다. 한국 조사를 담당한 조 해이스(IHS 마킷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및 글로벌 경제사이클과 맞물린 한국경제의 특성을 감안하면 제조업에서 최악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미 ‘침체’(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되는 일본경제도 빠른 속도로 하강하면서 3월 제조업 복합PMI가 44.8(계절조정치)로 주저앉았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2011년 4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3월 제조업 신규주문은 2월에 견줘 -30%, 산출량은 -25%를 기록했다. 다른 국가의 3월 제조업PMI를 보면 베트남(41.9), 아세안(43.4), 인도네시아(45.3)도 대폭 하락했으나 중국(50.1), 대만(50.4)은 50을 살짝 웃돌았다. 다니엘 예르긴 IHS마킷 부회장은 이번 조사결과를 놓고 “우리는 마치 한달전의 지구행성이 아닌 다른 곳에 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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