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1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발발 이후 처음으로 26일 미국·중국·독일·프랑스·영국·일본·러시아 등 주요 20개국(G20) 정치 지도자들과 유엔(UN)·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세계보건기구(WHO)·세계무역기구(WHO)의 국제기구 수장들이 총집결해 ‘코로나19 팬데믹’을 둘러싼 전세계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감염자가 40만명(사망 1만7천명)을 넘고 전세계 인구 27억명에게 외출금지령이 내려졌으며 국제통화기금이 세계경제 ‘침체’(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를 전망하는 가운데 열리는 첫 ‘글로벌 정상 회의’다. G20이 코로나19발 글로벌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와중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비서실은 이날 성명을 내어 “26일 G20 지도자들이 모두 모여 화상회의(밤 9시·한국시각)를 갖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인류 및 경제에 미치고 있는 여러 영향을 둘러싸고 글로벌 공조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올해 G20 의장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맡고 있다.
이번 긴급 화상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G20 지도자들이 모두 참여한다. 특히, 이번 화상회의에서 지난해 12월 말 코로나 발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화상으로 만나고, ‘국제유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우디와 러시아 지도자도 서로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번 화상회의에는 G20 국가는 아니지만 자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스페인·싱가포르·스위스·요르단도 참가한다. 특히 유엔과 세계은행, 세계보건기구, 세계무역기구 등 국제기구 수장들도 이 화상회의에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23일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별도의 화상회의를 열고 코로나 대응 “액션 플랜”에 나서기로 약속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G20 정상회의는 준비에만 수개월이 걸리는데, 이번에는 코로나19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원격 화상회의로 열린다. 다만 화상회의인 만큼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조사기관인 인텔리전스유닛(EIU)의 애거시 데마라이스 글로벌 전망국장은 <로이터>에 “이미 각국 통화정책은 제로금리 수준까지 내려가 더 여력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G20 국가들에 남은 옵션은 재정투입을 통한 경제 자극뿐”이라며, “하지만 막대한 재정투입이 국가부채라는 또다른 위기를 낳아 경제 성장을 또 악화시킬 수도 있어 회의에 모인 G20 지도자들이 이 점을 우려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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