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도쿄 증권거래소의 주가 동향 전광판에 세계 각국의 주가지수 현황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급속 확산되면서 세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휘청이자 미국·독일·일본·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등 선진 7개국(G7)이 재정·통화정책 공동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 재무부는 3일 오전 7시(미국 동부시각)에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2시간30분가량 콘퍼런스 콜(전화 회의)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긴급 요청한 것으로, 뉴욕 주식시장이 개장하기 직전에 열린다. G7 경제수장들은 회의에서 각국의 과감한 재정지출과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하 등 ‘재정·통화정책 공조’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지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G7 국가들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기 위한 일치된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회의를 위한 여행을 가급적 피해야 할 때라서 전화 통화를 갖기로 했다. 각국의 공동대응 정책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날 코로나19 충격이 세계경제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둔화 양상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며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에 “코로나와 싸우는 (재정·통화정책)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도 이날 “필요할 경우 과감한 정책 행동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고, 리시 수나크 영국 재무장관도 “글로벌 위협에 대처하고 필요한 곳에 추가적 지원에 나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회의 직후 미 하원에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출한 코로나19 대응 추경예산 25억달러 통과를 촉구할 예정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도 “각 회원국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펀드 지원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유럽·일본의 통화정책 수장들도 가세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새 위험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잠재적 위험에 비례하는 적절하고 조준된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날 미 연준과 일본 중앙은행이 경기 자극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시장에 내보낸 직후 유럽중앙은행도 동참한 셈이다. 유럽중앙은행이 오는 1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10bp(0.1%p) 내릴 것으로 시장에서 예측하는 가운데 각국 정부 및 금융기관들이 기업에 막대한 규모의 저금리 대출에 나서거나 경기 부양을 위한 더욱 강력한 유동성 공급에 나설 가능성이 나온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이날 G7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G7 회원국들에게 특별히 새로운 재정지출이나 공동 금리인하 같은 구체적인 조처는 (공동성명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보도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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