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두 시내의 한 구급차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가 들것에 실려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65명이 추가로 발생해 크루즈선 확진자가 하루 새 갑절가량인 136명으로 늘었다. 중국 전역의 기업 공장·사무실과 상점·식당들이 18일간의 춘절(설) 연휴를 끝내고 신종 코로나 공포 속에 10일 재가동과 영업 재개에 들어갔다. 중국이 외견상 ‘일상’으로 돌아간 듯했지만, 여러 도시가 여전히 봉쇄됐고 문을 닫은 기업·상점들은 이날도 흔했다.
10일 <에이피>(AP) 통신 등은 가나가와현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65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고 선사 쪽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본 크루즈선 확진자는 전날 70명에서 135명으로 급증했다. 이 크루즈선 탑승자는 약 3600명으로 감염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중국에선 두차례 연장된 춘절 연휴가 끝나고 상당수 기업이 10일부터 ‘재가동’을 선언했지만, 노동자들의 복귀가 지연되고 방역용품도 충분히 갖추지 못해 지방정부의 조업 재개 승인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부 장쑤성 난퉁 지역에서 독일계 자동차 회사에 납품하는 부품공장을 운영하는 잭 왕은 <글로벌 타임스>에 “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해선 마스크와 손세정제, 온도계 등을 구비해야 하는데, 확보한 양이 턱없이 부족해 조업 재개를 위한 당국의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10일 예정대로 공장을 정상 가동하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선전시 당국도 이날 바이러스 통제 조처들이 제대로 준비돼 있는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며 폭스콘의 생산 재개 요청을 거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날 중국 전역에서 2억명가량이 여전히 온라인 통신망을 사용해 재택근무를 한 것으로 추산된다.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는 “회원사의 약 60%가 강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한 은행은 종사자들이 절반씩 오전·오후 반일 근무에 들어갔다. 인구 1천만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 진원지 후베이성은 유령도시로 바뀐 채 여전히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했다.
다만,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남부 도시는 교통운행량이 현저하게 늘고, 상점 등 일터에 복귀하는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문을 연 상하이의 한 화장품가게 주인은 “여전히 불안하다. 손님이 오면 먼저 체온을 재고 세정제를 사용해 손을 씻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시는 시차 근무제를 적용해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피하고, 중앙 통풍장치 가동과 회사 구내 집단급식도 중단할 것을 권고하고 작업 동료들이 최소한 1m 이상 떨어져 일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집계 결과, 전날 하루에만 3062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2천명대로 떨어졌던 하루 신규 확진자가 3천명대로 복귀한 것이다. 누적 확진자는 4만171명까지 늘었다. 하루 동안 신규 사망자도 97명(후베이성 91명)이 발생해 누적 사망자도 908명으로 증가했다. 베이징 당국은 아파트 출입구를 한곳만 남기고 모두 폐쇄하는 등 주거단지에 대한 ‘봉쇄식 관리’ 강화 조처를 내놓았다. 또 특정 주거단지에서 감염증이 확산되는 경우, 상황에 따라 확진자가 나온 동이나 단지를 ‘봉쇄 격리’할 수 있도록 했다.
조계완 기자, 베이징 도쿄/정인환 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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