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망 장비업체이자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중국 화웨이의 올해 매출액이 1200억달러(약 139조원)에 이르며 작년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한 해 동안 줄곧 이어진 미국의 제재에도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에릭 슈 화웨이 회장(순환 직위)은 직원과 고객들에 보내는 2020년 신년사에서 2019년 매출액 잠정치가 8천500억위안(1217억달러)로 작년 대비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8년의 매출 증가율(19.5%)에 견줘 낮아졌다. 화웨이는 “미국의 무역 블랙리스트 제재가 성장을 제한하고 핵심 부품의 조달을 방해해 매출액이 당초 추정치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공식 발표 실적은 아니지만, <로이터>는 화웨이의 4분기 매출이 2392억위안(342억달러)으로 작년 동기 대비 3.9%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3분기 매출 증가율(27%)에 훨씬 못 미친다. 화웨이는 지난 5월 이후 미국 정부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제재를 가하면서 구글 등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사실상 금지됐다.
슈 회장은 “2020년에는 올해 상반기처럼 빠른 성장을 이룰 것 같지 않다”며 “미국의 제재 압박에 따라 생존이 최우선 전략이자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이버보안과 사용자 비밀보장은 화웨이가 절대 우선순위에 두는 가치”라며 보안 위협을 근거로 한 미국의 제재를 비판했다.
슈 회장은 이어 2019년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4천만대로 작년 대비 20% 급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웨이의 최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30’이 지난 9월 판매에 들어갔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를 사용하지 못한 채 ‘하모니’라는 자체 모바일 OS(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화웨이 임원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잃고 있다”고 질책하면서 실적이 낮은 관리자들은 예전보다 더 일찍 퇴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웨이는 매년 실적 하위 10%의 관리자들을 내보낼 것으로 알려진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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