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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100년인데…‘세기의 채권’에 눈길 쏠린다

등록 2019-09-02 19:29수정 2019-09-02 19:59

스웨덴도 100년물 국채 발행 검토
미 재무는 50.100년 초장기물 거론

마이너스금리 시대 투자자들 관심
월가선 “유동성 떨어져 소화 불투명”
올여름 세계 각국마다 국채 유통수익률(금리)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만기 30년물 미국 재무부 국채 금리가 1%대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를 경신하고 있고, 전세계에서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는 무려 16조달러를 넘었다. 전 지구적으로 채권 초저금리가 일상화하면서 ‘세기 채권’으로 불리는 100년물 초장기 국채 발행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최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수차례에 걸쳐 “초저금리가 이어지는 지금, 초장기(만기 50년·100년물) 국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발행해온 최장기 국채는 30년 만기다. 시장에서 50년물, 100년물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나 몰릴 것인지 떠보면서 실제 발행 여부와 시기를 따져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애덤 포즌 소장은 “미국 테이블에 공짜로 돈을 빌릴 기회가 열려 있다. 초장기 채권 발행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주요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까지 근접한 스웨덴도 지난 28일 “장기간 (세계경제가) 초저금리에 갇힐 것”이라며 “100년물 국채 발행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00년물은 사실상 상환 만기가 없는 영구채에 가깝다. 이미 2016년에 아일랜드와 벨기에가 100년물 채권을 파는 데 성공했고, 이듬해에는 오스트리아와 아르헨티나도 100년물 국채를 시장에 팔아 재정지출 자금을 조달했다. 오스트리아가 2017년에 발행한 100년물(35억유로어치)은 현재 유통수익률이 1.12%로, 액면이자율(2.1%)에 견줘 대폭 낮아졌다. 수요가 몰리면서 채권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은 거래가격이 오르면 유통수익률은 낮아지고, 반대로 가격이 내리면 수익률은 높아진다. 최근 30년물 장기국채 수익률을 보면 네덜란드·덴마크·스위스에서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영국·포르투갈·스페인은 1% 아래까지 내려갔다. 전세계에서 유통 중인 국채 및 회사채의 4분의 1가량이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장기물 채권금리가 마이너스로 하락하고 있는 배경은 복합적이다. 향후 경기침체가 도래할 것이라는 경기변동 요인, 경기둔화 속에 미국·일본·독일 등 선진국 안전자산(국채)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수요-공급 요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대규모 국채매입) 정책 등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마이너스 채권 시대’에 그래도 금리가 1% 이상인 100년물 채권에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만기가 긴 초장기 국채는 상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표면이자율도 더 높다. 향후에 선진국 초장기 채권에 수요가 더 몰리면 채권가격이 오르게 되고 시장에서 팔아 차익을 올릴 수도 있다.

미국 증권학회의 피터 치어 거시전략총괄담당은 “저금리 환경에서 초장기 채권은 좋은 아이디어이고 늦은 감조차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는 의외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월스트리트에서는 100년물 채권에 아직 큰 매력을 두지 않고 있다.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미 재무부가 발행에 나선다 해도 시장에서 물량이 원만하게 소화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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