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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왕 “금융위기 왜” 질문에 10년 만에 IMF가 내놓은 대답은

등록 2019-09-01 19:10수정 2019-09-01 20:47

전문가 4명, 리스크 증폭 과정 분석
“차입 조건 느슨해져 위험투자 높여
상시적 금융 건전성 규제 강화 필요”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런던정경대(LSE)를 방문한 자리에서 “끔찍한 일이다. 왜 그 누구도 금융위기를 예견하지 못했는가?”라고 한탄한 일화는 금융위기 역사에서 이제 유명한 말이 됐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혼돈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여왕의 질문에 대한 짤막한 답변을 제출해 주목된다.

지난 26일 토비아스 에이드리언 국제통화기금 통화·자본시장 국장 등 4명은 이 기금 웹사이트 공식 블로그에 쓴 ‘글로벌 금융안정 모니터링’이라는 글에서 “최근 국제통화기금은 금융기관 및 금융시장 부문의 금융 취약성이 어떻게 부정적 충격을 증폭시키고 경제성장과 고용을 해치게 되는지 그 경로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글은 금융 차입 조건이 느슨해지는 상황에서, 돈을 빌려주는 금융 부문과 돈을 빌리는 실물경제 부문(기업·가계·정부)의 차입 행동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금융위기 가능성을 높이는 과정을 분석했다. 금융규제가 약화되면서 차입 조건이 느슨해지면 금융기관과 기업·가계·정부 모두 위험투자를 증가시키면서 주기적으로 금융안정을 위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집단적 위험투자’는 더 많은 차입을 초래하면서 금융 취약성을 높이고, 이에 따라 금융 부문 쇼크가 증폭되면 이제 반대로 금융차입 조건이 엄격해지게 된다. 이때 투자자산 가격이 떨어질수록 취약성이 높아진 금융기관은 부채 축소에 나서게 되고, 이것이 다시 자산가격을 더 떨어뜨리고 경제성장률도 하락시키는 메커니즘이 나타나게 된다.

에이드리언 국장은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의 글로벌 금융 차입 여건은 작년 3분기에 비해 차입 규제가 강화됐는데 그 결과 향후 1년 뒤 경제성장률은 하방리스크 전망이 더 커졌다”며 “차입 여건이 느슨해지면 성장률이 높아지고 단기 금융 변동성도 줄어들게 되지만, 중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느슨한 규제를 틈타 금융 취약 부문이 더욱 팽창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엘리자베스 여왕이 질문을 던진 지 10여년 만에 “금융안정 위험을 둘러싼 위기가 이미 높은 수준에 왔을 때 간헐적으로 대응 처방을 내릴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금융제도의 구조적 취약성을 통화 및 금융규제 정책에 반영해 거시 금융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상시적으로 펴야 한다”는 답변을 제출한 셈이다. 이들은 “금융위기를 예측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하지만 취약한 금융 부문이 어디인지 포착됐는데도 해결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심각한 금융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며 “다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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