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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도 트럼프 정조준? “고관세·환율전쟁, 성장에 해롭다”

등록 2019-08-22 19:03수정 2019-08-23 00:28

수석 이코노미스트 고피나트
“금리인하 압박도 효과 없을 것”
WB “미 평균 수입관세율 4%
개도국 수준…1970년대 회귀”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기타 고피나트가 21일 통화기금 웹사이트에 올린 ‘환율 허풍 길들이기’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기타 고피나트가 21일 통화기금 웹사이트에 올린 ‘환율 허풍 길들이기’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
일부 국가들이 자국 우선주의 기치 아래 경쟁적으로 수입관세 폭탄을 부과하고 통화가치 절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무역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 관세와 환율을 사용하는 시도는 소비자와 기업, 경제 전체 모두에 해를 끼칠 뿐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종 수입 제품에 보복관세를 물리면서 미국의 평균 수입관세율이 1970년대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제통화기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기타 고피나트는 21일 통화기금 웹사이트에 올린 ‘환율 허풍 길들이기’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에서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물리면 생산자와 소비자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기업 투자를 줄어들게 만들며,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을 혼란에 빠뜨려 국내 및 글로벌 성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출 제품의 상대적인 가격경쟁력을 돕고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어떤 계획도 정작 “무역불균형 해소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통화가치 절하를 위해) 중앙은행을 압박하는 행위도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화 완화 정책을 펴면 수입품 등에 대한 국내 소비가 늘고 이에 따라 다른 나라도 수출이 늘어나는 혜택을 입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국 통화 가치가 절하돼 수입물가가 높아지면서 외국산 상품에 대한 수요가 다시 감소하는 이른바 ‘지출전환’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모든 교역국 통화와 대비해 자국 통화 가치를 10% 절하할 경우 이런 지출전환(수입 감소)에 따른 자국 무역수지 개선 효과는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의 0.3%에 그친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국제통화기금이 이례적으로 직설적 표현을 사용했다”며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달러화 약세를 위해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18일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와 유비에스(UBS)의 최근 집계 결과 미국이 전체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의 평균 실행세율이 4%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1.8%)과 캐나다(1.5%) 등 다른 선진국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세계은행(WB)은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4%대로 치솟은 건 1970년대에나 볼 수 있었다”며 “스리랑카와 브라질 등 국내산업 보호가 허용되는 개발도상국의 수입관세율에 맞먹는다”고 밝혔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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