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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미국경제, 역사상 최장 경기확장…재선 가도 ‘트럼프 정치경제학’은?

등록 2019-07-02 15:51수정 2019-07-02 20:15

샌프란시스코 연준 ‘경제분석 6월호’
경기확장 121개월째…사상 최장
확장 평가, 생산성·기술혁신 낙관론과
“감세 등 인위적 정책 의존” 비판도

‘확장 길수록 더 깊은 하강·침체 도래’
FT ‘장기지속 경기회복, 최선은 아냐’
‘비즈니스맨’ 트럼프, 잇딴 중앙은행 비판
2020년 선거 이전 ‘침체 도래’ 걱정 배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7월이 시작되면서 미국경제는 공식 경기순환사이클 통계상 1854년 이래 가장 긴 경기확장을 구가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확장국면이 길어질수록 자본주의 경제가 불가피하게 직면하게 되는 ‘경기침체’ 우려도 동시에 대두하기 마련이다. 2020년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경기 확장기간 연장을 위한 ‘통화정책 개입’ 트위트를 더 거칠게 남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최근에 펴낸 ‘경제분석 6월호’에 따르면, 7월은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경기변동 순환사이클을 측정하기 시작한 1854년 이래 미국 경기확장기(월간 지속 기준)가 121개월째(2009년부터) 이어지는 달이다. 1991년~2001년까지의 경기확장기(120개월)를 넘어섰다. 미국 실업률은 49년래 최저 수준이고 주가 등 자산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중이다. 지난 165년간 미국경제는 주기적으로 찾아온 총 34번의 경기확장 국면을 통과해 왔다. 도이체방크는 “1982년 이래 ‘기나긴 확장 사이클’이 미국경제의 뉴노멀이 됐다”고 논평했다.

사상 최장의 경기 확장국면에 대한 평가는 낙관과 비관이 엇갈린다. 글로벌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경제에서 ‘침체’(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가 주기적으로 출몰해온 과거 경향이 점차 줄어들고 호황국면이 예상외로 지속되는 배경에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기술진보로 경제 효율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고 더 나은 적절한 경제정책 조합이 선택됐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미국 내 셰일가스 산업의 급속 성장도 부분적 요인으로 가세한다. 기존에 경기하강 방아쇠를 당기곤 했던 ‘국제유가 쇼크’의 위험을 셰일이 방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시장경제체제 진입과 세계교역 증가 등 세계화도 경기확장 장기화를 설명하는 요인이다. 낮은 인플레이션을 바탕으로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생산성 향상보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 통화완화 및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같은 통화·재정정책을 통한 인위적 경기부양에 주로 의존해온 확장이라서 기반이 취약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의 경기확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노동자 임금소득이 정체되고 소득불평등이 악화하는가하면 기업 부채가 갈수록 누적되는 등 숱한 문제가 돌출하고 있으며, 이는 정치적 논쟁까지 야기하고 있다. 확장기 과실에 대한 분배몫을 둘러싸고 ‘어렵지만 해결해야할 인기없는 정책’을 트럼프 대통령이 가급적 피하고 있다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다같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평가를 둘러싼 이런 논쟁보다 현실적으로 더 주목되는 건 장래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 그리고 이른바 ‘트럼프 재선의 정치경제학’이다. 각국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역사는 경기확장이 길면 길수록 반드시 더 깊은 하강·침체가 장래에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가르쳐준다. 지금의 확장국면은 어떤 의미에서 향후 침체 도래의 시그널인 셈이다. 지난 6월24일 <파이낸셜 타임스>가 미국경기 확장세에 대해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회복이 꼭 최선은 아니다’는 의견란을 게재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신문의 글로벌 비즈니스 칼럼니스트인 라나 포루하는 “백악관의 트럼프는 지금의 (호황)음악이 2020년 대선 때까지 계속 흘러나오길 바랄 것이다. 낙관론자들은 ‘이번은 다를 것이다’고 믿고 있지만, 지금 국면에 도취해 확장이 더 들끓게 할 것이 아니라 ‘깊은 침체’를 막기 위해 과도한 부채 해소 등 진통제 처방을 그때그때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노회한 비즈니스맨’ 트럼프도 이런 사정을 정확히 알고 있다.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지목해 “정책금리 인하를 통해 실물경제를 더 자극해야 한다”고 몰아치고, 기준금리 인하에 협력하지 않으면 해임하겠다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다반사로 엄포를 놓고 있는 것도 2020년 이전에 침체가 도래할 것이라고 사뭇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루하는 “트럼프의 되풀이되는 (중앙은행 통화정책 개입)장광설은 내가 옛날에 우리 집 아이들이 아침에 너무 늦게 일어나고 아이스크림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을 그냥 내버려둬 지금 후회하고 있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며, “등불(인위적 경기확장)을 너무 오래 켜놓으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설파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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