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8일 만나 회담했다. 므누신 장관 트위터 갈무리
미-중 무역전쟁 확전 뒤 처음 이뤄진 고위급 접촉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로 다가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극적 타협이 이뤄질지를 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스티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8일 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담이 열린 일본 후쿠오카에서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와 회담한 뒤 트위터에 “인민은행 총재와 건설적 만남을 가졌다. 무역 이슈와 관련해 솔직한 토론을 했다”고 적었다. 통상적으로 ‘솔직한 대화’는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사용하는 외교 용어다. 므누신 장관은 회담 직전 “이번 만남은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중국 쪽 소식통을 인용해 “회담은 양쪽이 서로의 입장을 주장하는 것으로 끝났다”고 전했다. 이 만남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지난달 9~10일 워싱턴을 방문해 므누신 장관 및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막판 절충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뒤 처음 이뤄진 고위급 접촉이다.
무역전쟁이 확전된 지 한 달이 지나는데도 양국 간에 절충이 이뤄지는 낌새가 보이지 않자,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 미-중 정상이 직접 만나 타협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도 므누신 장관은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한다는 각국의 비난에 “결정을 내리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내가 아니고 그가 답할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고, 이강 총재도 “중국은 거시정책상 (무역전쟁에) 대응할 여유가 충분하다. 여러 불확실성에 대응할 능력이 있다”며 결사항전 자세를 풀지 않았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만나 양보를 얻어내려는 계산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의도가 관철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으로 “내 친구”라 불렀지만, 그 이상으로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지는 않았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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