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당국자들이 15일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끝낸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트위터 갈무리
미-중이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다음주 워싱턴에서 회담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15일 조어대에서 열린 이틀째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 회담 직후 므누신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 대표단과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류허 중국 부총리와 생산적인 만남을 가졌다”고 짤막한 소감을 전했다.
협상을 마친 미국 대표단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회담에서 진전이 있었다. 중국은 미국과 경제와 무역에 관한 분쟁을 해결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어 “다음주 워싱턴에서 협상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미국 대표단도 “아직 해결할 문제가 많지만,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중국과 협의하겠다”고 화답했다.
외신들은 중국의 ‘구조개혁’ 문제에 대한 양쪽의 이견 차 때문에 미-중이 최종 결론에 이르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둔 것에 대해 (미국 쪽에서) 심각한 의심을 갖고 있다. 중국이 고장 난 레코드처럼 같은 종류의 제안을 거듭해 내놓고 있다. (중국의 제안은) 미국 쪽에선 아무도 듣고 싶지 않은 나쁜 음악”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중국이 구조개혁 문제에 대해 “(좋은 제안인 것처럼) 분칠한 비본질적인 제안만을 내놓고 있”어 베이징에서 진행된 고위급 협상이 (미국이 중국이 원치 않는) ‘이빨을 뽑는 것’ 같은 상항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 의해 유지되는 산업정책을 유지하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장벽 치기’(stonewalling)로 인해 미국 대표단이 크게 낙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14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이번 협상에서 중국이 앞으로 6년 동안 2천억달러(약 225조4천억원)에 이르는 미국산 반도체를 사들이는 등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의 최종 제안엔 미국이 요구해 온 ‘강제적 기술 이전’과 중국제조 2025 등 공격적 산업정책을 가능하게 하는 ‘정부 보조금’ 등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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