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8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중국 노동자가 철강을 자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산둥/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자, 전세계가 반발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를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도 보복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유럽연합(EU)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1일 성명을 통해 “상황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미국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상응하는 대응조처를 며칠 안에 제안할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를 통한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미국의 이웃이자 동맹국인 캐나다의 프랑수아 필립 샴파뉴 통상장관도 이날 의회에서 “캐나다 철강과 알뉴미늄에 부과되는 어떤 관세나 쿼터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우리의 노동자들과 철강, 알루미늄 산업을 방어할 것이다”라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조처에 강하게 반발했다.
또다른 주요 동맹인 일본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2일 “동맹국인 일본에서 철강과 알루미늄이 수입되는 것은 미국의 안전보장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이런 생각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노 다로 외상은 미국의 수입 제한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칙과 “들어맞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자원 수출국이자 동맹인 오스트레일리아의 스티븐 치오보 통상장관은 “이런 행동으로 다른 주요 국들이 보복조처에 나서게 되면 누구에게도 유리하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전쟁의 상대로 꼽고 있는 중국의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사례를 따르게 되면 국제무역질서가 분명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보호무역 도구들을 사용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미국의 관세 부과는 세계무역기구 규정을 무시한 것으로 단호하고 엄중한 반대의 뜻을 표한다”고 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강경한 무역 제재 조처를 예고해 왔고, 시진핑 주석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관리들과 무역 문제 등을 논의중이다. 이 논의 결과에 따라 중국의 대응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민희 기자,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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