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가 급락하는 가운데 한 거래인이 다급한 표정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이날 다우 지수는 4.6% 급락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증시가 2011년 이후 최대 폭락을 했다. 백악관은 이례적으로 미국 경제의 펀더멘틀에 자신한다며 시장 우려 달래기에 나섰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5일 4.6%인 1175가 떨어진 24345.75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특히 장중에는 1600포인트까지 하락했다가, 간신히 낙폭을 줄였다.
이런 내림세는 2008년 금융위기를 지핀 리먼브러더스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안을 의회가 거부한 직후 벌어진 낙폭인 777.68 보다도 크다. 2011년 8월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에스앤피)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락시키며 벌어진 ‘검은 월요일’ 당시의 폭락 이후 최대치이다.
에스앤피(S&P)500 지수도 4.48%인 123.96이 떨어진 2638.71까지 추락했다가, 4.10%인 113.19포인트 떨어진 2,648.94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3.78%인 273.42가 추락한 6,967.53으로 마감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시장이 가치를 잃을 때 항상 우려하나, 경제의 펀더멘틀에 대해 자신한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가 선도하는 전 세계적인 증시 내림세는 주가가 최근 몇년동안 줄기차게 상승한데다, 최근 금리가 상향 추세를 보이면서 시작됐다. 특히, 미국 증시는 지난 2일부터 노동부가 예상보다도 임금 상승률이 높은 수치를 발표할 때부터 폭락세로 반응해왔다. 임금이 오르면, 소비가 늘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이는 연준으로하여금 금리 인상을 재촉할 것이라는 예상에 증시가 폭락한 것이다. 미국 연준은 올해 2~3차례 정도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으나, 최근 물가상승세를 감안함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점쳐진다.
이날 증시 폭락은 금융회사들이 주식을 팔고는, 이 돈을 더 높은 금리가 예상되는 채권 구매에 투자하면서 가속화됐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에스앤피의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자산구축 매니저인 에린 깁스는 “경제의 붕괴는 아니다. 시장이 좋지않다는 우려이거나, 미국이 좋지않다는 우려가 아니다”며 “이는 경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실제로 좋고, 그래서 이를 재평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우려이다”고 말했다.
증시 폭락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 뒤 증시가 기록적으로 상승한다고 자랑한 뒤 터져나왔다. 다우지수는 새해 들어 25000에서 26000을 한달도 안되어 돌파해왔다.
트럼프는 지난 1월7일 트위터에서 “증시는 기록적인 주가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 형태로 우리 나라에 엄청난 수혜를 창출해오고 있다”며 “나의 위대한 선거 승리 이후 7조달러 가치가 창출됐다!”고 자랑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동안에는 증시 버블을 경고하다가, 취임 뒤에는 트위터 등에서 이를 자신의 업적으로 평가하며 부추키는 언행으로 일관해왔다. 최대의 주가 상승을 업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대부분의 미국 대통령들이 피해오던 위험한 행위로 평가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