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원조인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에게 주요 투자자들이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대책 등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애플 주식 20억달러(약 2조1340억원)어치를 소유한 제이너 파트너스 및 캘리포니아주교사연금은 지난 5일 애플에 서한을 보내, 부모들이 스마트폰의 사용 통제와 제한을 손쉽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과사용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것도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이런 요구는 월가의 주요 투자자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운동에 나선 첫 사례다. 특히 제이너 파트너스는 최근 환경 문제로 석유 업체 엑슨모빌과 투쟁한 수녀 패트리샤 달리, 록스타 스팅 부부, 지속 가능 투자 전문가인 로버트 이클레스 등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제이너 파트너스가 이런 운동에 나선 배경에는 애플에 대한 대중의 반발이 주가를 고꾸라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소비자들의 호의와 충성을 유지할 선제적 조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 성능을 저하시킨 사건에 대해 소비자들이 크게 반발하는 것이 좋은 예다.
제이너 파트너스와 캘리포니아주교사연금은 서한에서 “애플은 차세대의 건강 및 개발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사업에 좋을 뿐만 아니라 마땅히 해야할 일이라는 것을 산업계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새로운 기술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초기부터 제어될 필요가 있고, 어떤 기업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실리콘밸리 등 전 세계에서 번지는 합의”라고 강조했다.
두 투자자는 스마트폰 세대의 문제를 연구하는 진 트웬지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 미디어가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마이클 리치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이번 운동을 펼치고 있다. 트웬지 교수 등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 없이 허용하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실증해주는 연구를 수행했다. 캘리포니아주교사연금이 이번 운동에 참여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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