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SK하이닉스, 미국 애플, 델 등 참여, “매각액 2조4000억원”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를 한국의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기로 20일 이사회를 열어서 결정했다.
매각액은 약 2조4000억엔(약 24조원)이라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지분은 의결권 기준으로 도시바가 40%, 도시바를 제외한 일본 기업 10.1%, 미국 투자회사 베인캐피털 쪽이 49.9%라고 보도했다. 일본 쪽이 의결권이 있는 지분 절반 이상을 획득해 경영 주도권을 갖는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한미일 연합에는 에스케이하이닉스 외에도 미국 애플과 델이 참여했다.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발전 부문 자회사인 미국 웨스팅하우스(WH)가 원전 건설 지연 등으로 7000억엔이 넘는 손실을 내자, 자사 이익의 절반을 벌어들이는 알짜 회사인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지난 1월 매각하기로 했다.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는 폭스콘의 모기업인 대만 훙하이 등이 뛰어들었지만, 일본 정부는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일본과 미국이 주도하는 곳에 매각하기를 희망했다. 도시바는 지난 6월 한미일연합을 도시바 반도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도시바 반도체 협력회사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 국제중재재판소와 미국 법원에 매각 금지 소송을 내며 강하게 반발하자, 상황이 복잡하게 변하기 사작했다.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이 포함된 ‘신미일연합’에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는 교섭을 벌였고 한미일연합에 매각한다는 방침은 뒤집히는 듯 보였다. 이후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이 경영 참여를 강하게 요구하자 다시 한미일연합 쪽으로 기울었다.
이날 이사회 결정으로 도시바가 처음 메모리 사업 매각 결정을 내린 이후 7개월간 진행된 매각처 선정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다만, <아사히신문>은 웨스턴디지털이 제기한 소송의 결과에 따라 이번 매각처 결정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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