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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미국, 석유 수출시장 큰손 부상

등록 2017-06-08 13:57수정 2017-06-08 20:33

하루 100만배럴 수출…지난해 두 배로 증가
세계시장 공급과잉 강화로 유가 억제 효과
가격 경쟁력, 낮은 운반비에 수출 증가 지속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이자 수입국인 미국은 수요 측면에서 국제 석유시장의 큰손 역할을 해왔다. 미국 경제 상황과 달러 가치, 석유 재고, 날씨까지 유가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이제 석유 수출국으로 변신한 미국은 공급 측면에서도 큰손으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015년 말 미국 의회가 40년 만에 석유 수출 금지 조처를 해제한 뒤로 석유 수출이 급증해 미국산 원유가 석유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미국의 석유 수출량은 올해 1~4월 하루 100만배럴을 넘어서며 지난해의 두 배에 이르렀다. 석유 금수 조처 해제와 맞물려 미국 채굴 업체들은 생산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 내년까지는 하루 1000만배럴 생산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증산과 맞물린 석유 재고 증가는 국제 유가를 배럴당 50달러 안팎에서 묶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7일 미국의 석유 재고가 5억1300만배럴로, 350만배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330만배럴 늘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는 5%나 급락했다.

이처럼 미국의 석유 수출량은 세계 시장의 1%가량에 불과하지만 그 정도로도 영향력을 발휘하기에 충분하다. 미국산 석유는 30여개국이 쓰는데, 올해 들어 인도·홍콩·오스트레일리아·덴마크가 수입국으로 추가됐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나 아제르바이잔과 국경을 맞댄 조지아조차 미국산 석유를 사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자국 산유량이 줄어든 중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이 급증했다. 수입선 다변화로 협상력이 높아진 수입국들의 입장은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산 석유가 인기를 끄는 데는 우선 대표 유종인 북해산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2.5달러가량 싸다는 점이 있다. 중동에서 미국으로 석유를 싣고 온 유조선들이 이전에는 빈 배로 돌아갔는데 이제 미국산 원유를 채우고 떠날 수 있게 된 것도 한 요인이다. 컨설팅 업체 아이에이치에스(IHS) 마킷의 부사장 커트 배로는 “석유 공급 과잉이 저유가 내지 낮은 유조선 임대비와 맞물려 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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