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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GM, 유럽시장에서 92년 만에 철수하는 이유

등록 2017-03-07 17:41수정 2017-03-07 21:33

규모보다 수익성 추구 우선 전략 선회 관측
한때 세계 자동차시장 1위 그룹이었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왜 92년 만에 유럽 시장 철수를 단행했을까?

지엠은 6일 푸조와 시트로엥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페에스아(PSA) 그룹에 독일 오펠과 영국 복스홀 브랜드 등을 22억유로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지엠이 1925년 영국 복스홀을 인수하면서 유럽 시장에 진출한 지 92년 만의 일이다. 지엠은 금융위기 당시 파산보호 신청을 했던 2009년 오펠 매각을 추진한 적이 있지만 결국 팔진 못했다. 지엠이 이번에 유럽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자동차 판매량 120만대가 줄어들게 되는데, 이는 지엠 세계 전체 판매량의 11%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엠이 오펠과 복스홀을 매각한 직접적 계기는 유럽 시장의 수익성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엠은 유럽 시장에서 1999년 이후 수익을 낸 적이 없고, 2010년 이후 누적적자만 80억달러가 넘는다. 유럽 시장은 10곳이 넘는 자동차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곳인데다가,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여서 성장성이 크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유럽을 본거지로 둔 페에스아 그룹은 오펠과 복스홀 인수로 단숨에 유럽 시장에서 르노-닛산(13.9%)을 밀어내고 폴크스바겐에 이어 점유율 2위(16.5%)로 올라설 수 있어서, 거래가 성사됐다.

지엠이 유럽 시장 철수를 단행한 근본적인 이유는 규모보다 수익을 우선시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다. 자동차 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판매량과 점유율을 우선 키워야 유리한 측면이 있다. 지엠도 과거 수십년 동안 세계시장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데 골몰해왔지만, 최근에는 수익을 우선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지엠은 이미 수익성이 떨어지는 러시아와 동남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해오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엠 경영진이 한국과 인도, 브라질에서도 생산 규모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메리 바라 지엠 최고경영자(CEO)는 6일 “우리 철학은 모든 나라와 시장에서 투입한 비용에 상응하는 수익을 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엠은 유럽 시장 철수로 인해 얻게 되는 비용절감분을 성장하고 있는 시장인 중국과 자율주행차 부문 등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지엠은 지난해 자율주행차 관련 스타트업 업체인 크루즈를 10억달러에 인수하고, 차량공유업체인 리프트에 5억달러를 투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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