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자리한 미국 통신업체 ‘에이티엔티’(위)와 종합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아래)의 사옥 로고 모습. EPA 연합뉴스
미국 2위 통신업체 에이티앤티(AT&T)가 종합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를 인수하기로 했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공룡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에이티앤티는 22일 타임워너의 주식을 주당 107.5달러, 모두 854억달러(약 97조원)에 인수하는 데 합의했으며, 2017년 말까지는 협상이 완료될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보도했다. 인수금액은 타임워너 주식의 21일 종가(89.48달러)에 견줘 20%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번 협상은 올해 글로벌 인수·합병 중 최대 규모다. 에이티앤티의 기업가치는 2330억달러(266조원), 타임워너의 시가총액은 680억달러(77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두 회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에이티앤티의 이동통신과 유료 텔레비전에 타임워너가 소유한 메이저급 할리우드 영화 제작·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와 유료 케이블방송 에이치비오(HBO), 캐이블 뉴스채널 <시엔엔>(CNN) 방송 등이 한 울타리로 묶이게 된다. 촘촘한 통신망과 풍부한 콘텐츠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슈퍼 공룡기업이 출현하는 것이다.
새로 탄생하는 회사의 대표는 에이티앤티의 최고경영자(CEO)인 랜들 스트븐슨(56) 회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슨은 “프리미엄 콘텐츠는 언제나 승리한다. 대형 스크린과 텔레비전에서 그랬고, 오늘날엔 모바일 화면에서도 그게 진리라는 게 입증되고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기까지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반독점 규제 당국의 인증 절차가 남아있다. 2011년 미국의 케이블 방송 및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컴캐스트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엔비시(NBC) 유니버설을 인수할 당시 미 규제당국은 시장 독점을 우려해 사업영역의 일부를 제한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슨 회장은 22일 “에이티앤티는 경쟁업체들을 없애는 게 아니라 컨텐츠 공급자를 인수하는 것으로 규제 당국에 가로막힐 유형의 조합이 아니다”라며 규제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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