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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브렉시트 공포에 아시아 증시와 외환시장 요동

등록 2016-06-13 17:33수정 2016-06-13 22:03

코스피 2000선 붕괴…닛케이 3.51% 폭락·엔고 심화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놓고 찬반양론이 팽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13일 코스피가 2000선이 무너지는 등 아시아 증시와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특히 일본 닛케이지수는 3.51%나 폭락하고 엔-달러 환율은 엔화 강세로 105엔대로 급락했다. 6월 중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시기가 이번주로 다가오자 경계심리가 커지는 등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수요 흐름이 강해진 여파도 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57(1.91%)이나 내린 1979.06에 장을 마치면서 2000선이 무너졌다. 미국의 부진한 고용지표 여파로 연준의 금리인상이 미뤄질 것이란 예상에 지난 7일 2000선을 돌파했던 우리 증시는 4거래일 만에 1900선으로 물러났다.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 강세가 반영되면서 1173.5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8.0원 올랐다.

일본 증시는 훨씬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82.17이나 빠진 16019.18에 마감됐다. 이는 4월12일 이후 최저 수준이고 낙폭은 4월28일 이후 최대치다. 엔화 가치는 지난달 3일 이후 처음으로 106엔선이 무너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105.86엔으로 1% 넘게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3.21%(94.09)가 폭락하며 2833.07로 떨어졌다.

이처럼 아시아 증시와 외환시장이 요동친 것은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23일(현지시각)로 다가온 가운데 찬반이 거의 막상막하이거나 찬성 여론이 오히려 우세해지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영국 <인디펜던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찬성이 55%로 반대 45%보다 10%포인트를 웃돌았다. 같은 날 발표된 <업저버> 등 3개사의 온라인 여론조사 평균치는 탈퇴가 51%로 잔류 49%를 근소하게 앞섰다. 또 5월24일~6월5일에 발표된 <가디언> 등 3개사의 전화 여론조사 평균치는 잔류가 51%였지만, 탈퇴도 49%로 만만찮았다.

글로벌 경제의 기초체력 약화를 드러내는 장기금리의 사상 최저치 행진도 영향을 미쳤다. 주요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주 후반에 동시다발적으로 역대 최저치를 고쳐 썼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을 보면,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산출하는 글로벌 국채 인덱스의 수익률은 지난 9일 기준으로 0.73%로 사상 최저치를 고쳐 썼다. 이는 연초 1.17%보다 40bp(1bp=0.01%p) 넘게 떨어진 것이다. 10일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0.155%로, 독일은 0.01%대로 떨어지는 등 사상 최저치 행진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경제의 체온계’라고도 불리는 장기금리가 세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세계 국채 잔액의 절반 가까이가 마이너스 금리가 되는 이례적인 사태로, 기업의 성장 기대가 하락해 저금리에도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약해졌다”고 짚었다.

한국투자증권의 투자전략 담당 박소연 수석연구원은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한치 앞도 가늠하기 어렵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면서 위험이 재부각됐다”며 “장기금리 사상 최저치 행진도 글로벌 거시지표가 안 좋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안전자산 선호 추세가 커졌고, 이번주에 장을 시작하는 코스피 등 아시아 증시와 외환시장이 곧바로 반응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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