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 스티브 워즈니액….
젊은 나이에 세계적 기업을 일군 거부들이다. 그러나 그것 말고도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대학교 중퇴자라는 사실이다. 영국의 인터넷 마케팅 업체인 버브 서치가 세계의 자수성가형 부호들의 최종학력을 살펴보니 조사 대상자의 4분의1은 대학 또는 고등학교 중퇴자들이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버브 서치의 조사를 보면, 재산을 상속받지 않고 자수성가한 부호 100명 가운데 절반가량만 4년제 대학을 마친 학사 학위 소지자들이었으며, 석사 학위는 20%, 박사 학위 소지자는 5% 뿐이었다.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의 설립자이자 벤처 투자가인 피터 틸은 이른 나이에 학업을 중단하고 기업 세계라는 모험에 뛰어드는 대학생들을 지원하는 재단을 설립했다. 강의실에 앉아있기보다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기를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10만달러(약 1억1500만원)의 장려금을 준다. 창의적 감각과 재능을 갖춘 창업 희망 대학생들을 북돋아주겠다는 거다. 19살 때 대학을 그만두고 이 재단의 지원을 받은 미국 청년 대일 스티븐슨은 “대학은 지침을 따르고 마감을 지키며 집단 안에서 함께 일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대학이 그런 것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곳이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 중퇴까지 불사하는 청년 창업 열기는 값비싼 대학 학자금 문제와 맞물려 젊은이들이 대학교육의 가치에 회의감을 품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 옥스포드대 경영대학원(MBA)의 케이시 하비 교수는 “대학 교육의 가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창업하기 위해 대학을 그만 둔 것에 놀랄 이유는 없지만, 그건 대단한 판단력과 행운이 만났을 때 가능한 것이며, 대다수 사람은 대학 교육을 통해 확신을 얻고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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