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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세계는 최저임금 대폭인상 실험중

등록 2016-03-31 19:58수정 2016-03-31 21:40

‘경제성장 기여’ 학계 시각 반영
캘리포니아, 2023년까지 1만7000원
주단위 첫 ‘15달러’…파급 예상

영국은 생활임금 제도로 대체 적용
2020년 1만5000원까지 인상 의무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30일 최저임금을 미국 최고 수준인 시간당 15달러(약 1만7000원)로 인상하는 실험에 시동을 걸었다. 영국도 ‘생활임금’이라는 이름으로 최저임금을 크게 올리는 등 세계 곳곳에서 최저임금 인상 실험이 진행 중이다.

캘리포니아주 의회 세출위원회는 이날 시간당 최저임금을 기존 10달러에서 2023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안을 통과시켰다. 주의회 전체회의 표결 절차가 남아있지만 실행이 유력하다. 지난주 캘리포니아 주의원들과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15달러 인상안에 이미 잠정 합의를 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 최저임금 인상 실험은 선도적일뿐만 아니라 경제규모 측면에서 보더라도 큰 의미가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어지간한 국가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크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주 국내총생산(GDP)은 2조3100억달러(약 2640조원)로 경제규모 세계 6위인 프랑스에 이어 7위에 해당한다. 캘리포니아주 이전에 도시 단위인 시애틀과 뉴욕에서도 최저임금 15달러 인상안이 통과된 사례가 있지만, 주 단위로는 캘리포니아가 처음이다. 캘리포니아주 최저임금 인상은 미 전역에 파급 효과도 예상된다.

OECD 회원국 실질 최저임금 현황
OECD 회원국 실질 최저임금 현황

캘리포니아주의 실험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학계의 시각 변화를 반영한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원래 경제학계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 감소라는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학자들의 태도가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저임금 증가가 일자리 감소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말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불평등 완화 효과 뿐 아니라 경제성장에도 기여한다는 의견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영국은 최근 최저임금을 점진적으로 올려왔지만 그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최저임금 제도(시간당 8.5유로)를 도입한 독일에서도 처음에는 실업률 증가를 우려했다. 특히 이민자와 저숙련 노동자에게 피해가 클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최저임금 도입 뒤 오히려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은 전했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4월부터 최저임금 제도를 생활임금 제도로 대체해, 실질적으론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는 실험을 시작한다. 생활임금이란 물가를 반영해 노동자와 가족이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 개념인데, 이의 적용을 의무화하는 곳은 선진국 중 영국이 처음이다. 영국 정부는 25살 이상 노동자 기준으로 시간당 7.2파운드(1만1800원)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생활임금을 9파운드(약 1만5000원)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일본 자민당 정권도 지난해 최저임금을 전국 평균 시간당 798엔(9576원)에서 해마다 3% 가량 올려 1000엔(약 1만2000원)까지 인상하자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명목 국내총생산 600조엔(약 6000조원) 달성을 위해선 개인소비가 늘어나야 하며, 이를 위해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에서 최저임금은 노사 대표가 정부 부처인 후생노동성 심의회에서 토론을 거쳐 결정하는데, 중앙정부가 직접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올해 한국의 최저임금은 6030원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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