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생산량 동결 합의 기대로
브렌트유 1월중순보다 43% 올라
중국 과잉생산 해소 의지 표명
철광석값 상승 폭 2009년 이후 최대
브렌트유 1월중순보다 43% 올라
중국 과잉생산 해소 의지 표명
철광석값 상승 폭 2009년 이후 최대
국제 유가가 바닥을 쳤나? 아니면 일시적 상승인가?
국제 유가가 7일(현지시각) 올해 처음으로 배럴당 40달러 이상에서 거래됐다. 2014년 여름 이후 본격화한 대세 하락이 끝나가는 게 아니냐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국제 유가의 기준 가격으로 통하는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이 7일 런던 선물시장에서 장중 한때 전거래일보다 5.6% 오른 41.04달러에 거래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마감 가격도 40.84달러로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18일 28.55달러까지 하락했던 것에 견주면 값이 43.7%나 올랐다.
서부텍사스유(WTI) 4월 인도분은 37.9달러에 마감해 전거래일에 견줘 5.2% 올랐다. 한국 시각으로 8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가 다소 하락했지만, 브렌트유는 배럴당 40달러대를 유지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국제 유가가 반등한 직접적 원인은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 동결에 합의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비오펙 산유국들이 이달 20일과 다음달 1일 사이에 모여 원유 생산량 동결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7일에는 남미 국가들이 국제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취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4일 사우디아리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러시아는 다른 산유국들이 동참한다면 산유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국제 유가는 세계적인 경기 둔화 탓에 수요는 줄어든 반면 산유국들이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인 여파로 2014년 9월 100달러(브렌트유 기준)가 무너지며 계속 하락했다. 뉴욕에 기반을 둔 컨설팅 회사인 피라의 대표인 개리 로스는 “유가가 올해 말에는 50달러대를 회복할 것이다. 그리고 50달러가 국제 유가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철광석 가격도 7일 크게 올랐다. <블룸버그>는 중국 칭다오항에 인도된 철광석 가격이 톤당 63.74달러로 전거래일보다 19%나 상승했다고 전했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2009년 이후 최대이며, 가격 자체도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다. 철광석도 원유처럼 최근 몇년 동안 원자재 가격의 ‘대세 하락’ 흐름을 피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가격이 오른 이유는 중국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7%로 제시하면서 재정적자도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철강 산업의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투자회사인 필립퓨처스의 애널리스트 다니엘 앙은 국제 유가에 대해 “근본적인 시장 상황은 변화가 없다. 생산 동결이나 감산 합의가 나와야만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바클레이은행은 “오펙의 산유량 동결이 성공할지 확신할 수 없다. 실패할 경우 시장에 실망감이 번져 가격이 더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철광석도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상승세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골드만삭스는 철광석 가격의 최근 상승은 중국의 과잉 생산 해소 노력 등 때문인데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기 어렵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철광석 가격이 올해 4분기에는 35달러 수준으로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