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출시 이후 가장 부진한 성장을 보였다. 또 13년 만에 수입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애플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26일 2016년 회계연도 1분기(2015년 10~12월) 아이폰 판매량이 7477만대라고 발표했다. 이런 판매량은 전년 동기의 7450만대에서 0.4% 증가한 것으로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가장 부진한 성장세다. 분석가들의 예측치인 7654만대에 한참 못 미친다.
애플은 또 오는 3월로 끝나는 현 분기 수입은 500억~530억달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런 예상 수입의 중간치 515억달러는 전년 동기에 견줘 11%나 감소하는 것이다. 애플로서는 2003년 3월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수입 감소를 경험할 전망이다.
아이폰 판매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던 중국 지역도 냉각되고 있다.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중국 지역 전체의 애플 제품 매출은 183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4%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전분기의 증가율 84%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애플 쪽은 이런 부진이 최근 달러 강세와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는 달러 강세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장 종료 뒤 거래에서 2%나 하락했다. 애플 주가는 지난해 10월말 이후 16%나 떨어졌다.
애플 수입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의 증가세 둔화는 애플의 성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적했다. 이미 아이패드의 판매량은 2년째 감소 중이며, 강세를 보였던 맥 컴퓨터의 판매도 최근 분기에 감소했다. 애플은 유망시되는 스트리밍 텔레비전 서비스 출시에서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사업 역시 실현되려면 몇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그 책임자도 회사를 떠났다.
팀 쿡 최고경영자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아이패드가 다시 성장하고 애플 뮤직 등 다른 사업에서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90일짜리 분기 인생을 살지 않으며, 90일 단위 투자를 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하는 것들이 올바르며 우리가 가진 자산이 엄청나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6 이전 모델을 가진 아이폰 사용자의 60%가 아직 아이폰6 등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성장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애플 쪽은 달러 강세 효과를 배제하면,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수입의 3분의 2는 미국 밖에서 발생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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