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후 첫 7% 아래로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가장 낮은 6.9%를 기록했다. 중국이 7%대 성장률 유지를 뜻하는 ‘바오7’(保七) 시대에서 ‘바오6’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2015년 국내총생산(GDP)이 2014년보다 6.9% 늘어난 67조6708억위안(약 1경2357조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진 것은 천안문 민주화 시위 직후인 1990년 3.8%를 기록한 이후 25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 구실을 해온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중국 경제는 2011년 9.3% 성장률을 기록하며 두자릿수 성장 시대를 마감한 데 이어 2012년 이후 지켜오던 7%대 성장도 유지하지 못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6.8%로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6.3%)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별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장률 하락은 대외무역 감소와 제조업·소비 부진 등에 따른 결과다.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수출과 수입이 각각 1.7%, 13.3%씩 감소해 수출입 총액이 7% 줄었다”고 발표했다. 철강 생산이 지난해 1991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고정자산투자도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사회기반시설 투자와 저금리, 수출 증가 등 성장 활력 유지를 위해 취해온 중국 정부의 전통적 정책 도구들이 점차 효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성장률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 에버브라이트 증권의 쉬가오 수석분석가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제조업 경기 회복이나 적극적인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가 없다면 올해 성장률은 정부 목표치인 6.5%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라 증권과 바클레이스 등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은 올해 성장률이 5.8~6%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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