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량도 하루 50만배럴 늘려
유가 2003년 이래 최저치 기록
유가 2003년 이래 최저치 기록
국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이 산유량 증산을 발표하며, 유가가 다시 2003년 이래 최저로 가라앉았다.
국영 이란석유회사(NIOC)는 18일(현지시각) 하루 50만배럴의 증산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현재 하루 28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0만배럴 이상을 수출한다.
앞서 이란은 제재가 해제되면 하루 생산량을 50만배럴 늘리고 6개월 뒤에는 추가로 50만배럴을 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유 수출량도 하루 100만배럴에서 150만배럴로 늘리고, 6개월 안에 200만배럴까지 증가시킬 계획이다. 이란은 본격적인 경제 제재 이전인 2011년에는 하루 최대 300만배럴을 수출한 바 있다. 이란석유회사 대표인 로크네딘 자바디 석유부 차관은 “이란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지 않으면 이웃 나라들이 앞으로 6∼12개월 안에 자국의 원유 생산을 늘려 이란의 지분을 차지하려 할 것”이라며 증산 이유를 설명했다.
18일 국제 유가는 이란의 원유 증산이 발표되자 200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다시 경신한 뒤 19일에는 약간 상승했으나 모두 30달러를 밑돌았다. 19일 국제 원유시장에서 국제유가의 표준인 브렌트유의 2월 인도분은 배럴당 28.84달러로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전날 장중에 배럴당 27.67달러까지 떨어지며, 2003년 11월 이후 13년 만에 28달러 밑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이란이 원유 증산을 발표하기는 했으나, 늘어난 이란 원유가 국제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이란의 전면적인 원유시장 복귀는 국제 제재 기간 동안의 투자 부족으로 노후한 석유시설 정비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딜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란은 또 1200만~1400만배럴의 비축분이 있는데다, 천연가스 개발 과정에서 나온 초경질원유 2400만배럴을 당장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이라크와 리비아는 전쟁 뒤 석유 시장에 복귀하는 데 약 12개월이 걸렸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이란의 원유 증산 규모는 전년 대비 하루 28만5000배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비엠아이(BMI) 리서치는 40만배럴로 예측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제이피모건 체이스는 브렌트유가 올해 2분기에 평균 25달러, 연평균 31.50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최대 석유소비국인 미국에서 정제유에 대한 하루 수요는 현재 약 80만배럴이다. 지난해 1월 평균에 비해 4.4% 감소했다.
석유수출국기구(오펙)는 18일 월례 보고서에서 낮은 유가가 비오펙 산유국들에 생산원가에 대한 부담을 줘서, 원유시장은 올해 연말쯤이면 균형을 찾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펙은 비오펙 산유국들이 하루 최대 200만배럴 이상까지 증산하는 등 최근 7년 동안 증산을 해와 2016년에는 생산량 감소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펙은 오펙 회원국들의 현재 원유생산량도 3220만배럴로, 적정 수요량인 3160만배럴보다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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