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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5년 내리 하락세…중국경제 경착륙 우려

등록 2016-01-19 19:34수정 2016-01-19 21:56

중국 25년만에 ‘바오 7’ 붕괴

수출·제조업·투자 부진 ‘3중고’
올 경제성장률은 더 떨어질 전망 

정부 경기부양책 효력 발휘 못해
노동인구 감소, 성장 잠재력 잃어
시진핑 ‘신창타이 정책’ 진퇴양난
중국 경제가 7%대 성장률마저 무너지면서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경제 구조 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이라고 주장하지만, 내리 5년째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러 경제지표들은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신창타이’(新常態·구조조정 속 중고속 성장) 정책이 진퇴양난에 빠져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이 새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내수 진작은 뒷걸음질을 친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 목표치인 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4%에 그쳤다. 6년 만의 최저치다. 생산자물가는 5.2%나 하락했다.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디플레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기존 경제의 끌차 구실을 하던 수출, 제조업, 투자는 부진하다. 수출은 지난해보다 1.8% 줄었다. 제조업은 임금상승 탓에 국제 우위를 상실해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9일 “지난해 처음으로 철강 생산과 발전량이 각각 2.3%와 0.2% 줄었다. 석탄 생산도 2년 연속 하락했다”며 “이는 조선, 기계설비 등 제조업과 부동산 시장 전반이 위축됐음을 방증한다”고 전했다. 고정자산 투자는 10% 느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10.2%)에 못 미쳤다. 부채는 계속 늘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유비에스(UBS)는 “지난해 중국 정부와 국유기업, 가계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44%였다”고 했다.

중국 경제의 기존 성장 패러다임이 한계를 드러내는 가운데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14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여섯차례나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위안 평가절하를 해왔지만 무역 규모는 7% 감소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철도, 도로 등 대규모 공공투자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분기별 성장률은 7%(1분기)→7%(2분기)→6.9%(3분기)→6.8%(4분기)로 낮아졌다. 중국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지난해보다 0.7%포인트 늘어난 3%까지 올려 경기부양에 나설 계획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알렉스 울프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분석가는 “금리인하, 인프라 투자 등 전통적인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처방이 기대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생산가능인구(15~65살) 감소 탓에 잠재성장률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더해지면서 중국이 6%대 성장률을 유지하기도 벅찰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중국은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두 자녀 정책을 실시했지만 실제 효과는 최소 15년 뒤에야 나온다. 린웨이지 국제통화기금(IMF) 베이징사무소 부소장은 중국의 잠재성장률 자체를 6~6.5%라고 짚었다.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은 중국 당국의 성장률 수치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실제로는 이보다 2~3%포인트 더 낮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가파른 성장률 추락 탓에 중국 정부가 자칫 ‘신창타이’의 길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가뜩이나 중국 정부는 증시 파동 탓에 경제 운용 능력에 물음표가 달린 상태다. 구조개혁을 이어가면 성장률 하락과 대량 실업 사태 등을 감수해야 하고, 부양책을 쓰면 국유기업 부채 확대와 공급과잉 산업의 명맥 유지라는 비용을 치러야 한다. 싱가포르 루비니 글로벌 이코노믹스의 다일리 왕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경제 구조개혁을 해야 하는지, 성장률을 떠받쳐야 하는지 헷갈릴 수 있다”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중국 매체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 낙관론도 없지 않다. 롄핑 교통은행 수석연구원과 마쥔 인민은행 수석연구원은 <중국신문망>에 “경기 하방 압박은 이어질 것이지만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경기부양책이 효력을 내고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7.7%의 가격 상승률을 나타내며 석달째 오름세인 부동산 시장과 올해 6%까지 회복이 예상되는 자동차 판매가 경제회복 신호라는 분석도 있다. 일부에선 설날인 춘절(2월8일) 전에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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