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구호단체 옥스팜
다보스포럼 개막 앞두고
‘억’ 소리나는 불평등 현실 경고
“지난해 상위 1%가 가진 재산
99%의 부 추월한 것으로 보여”
다보스포럼 개막 앞두고
‘억’ 소리나는 불평등 현실 경고
“지난해 상위 1%가 가진 재산
99%의 부 추월한 것으로 보여”
세계 최상위 부자 몇명의 부를 모아야 세계인 절반(하위 50% 기준, 36억명)의 재산과 맞먹을까? 그리고 이 부자들을 모두 한꺼번에 태우려면 어떤 운송수단이 필요할까?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에 따르면, 이 부자들을 태우려면 2010년에는 대형 여객기 1대가 필요했지만, 2014년에는 이층버스 1대면 됐고, 지난해에는 관광버스 1대면 충분했다. 세계인 절반의 부를 채울 수 있는 부자들 수가 2010년에는 388명이 필요했지만, 2014년 80명, 지난해엔 62명이면 됐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20년엔 승합차 1대만 동원해도 될 것 같다.
옥스팜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 포럼)를 앞두고 18일 ‘부: 모든 것을 가지고도 더 원하는 것’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경고했다. 세계 하위 50%에 해당하는 이들의 부는 2010년에는 2조5000억달러가 넘었으나, 지난해에는 약 1조8000억달러가 되었다. 반대로 세계 최상위 부자 62명이 가진 부는 같은 기간 5000억달러 이상 늘어서 약 1조8000억달러가 됐다.
옥스팜은 상위 1%가 가진 부와 나머지 99%가 가진 부도 비교해봤다. 그랬더니 상위 1%가 가진 부가 올해는 나머지 99%의 부를 합친 것보다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상위 1%가 가진 부가 전세계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48.7%에 이르렀다가 2009년 44%까지 줄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점점 늘어서 2014년 48.1%로 늘었다. 옥스팜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이미 지난해에 상위 1%가 차지하는 부가 나머지 부를 합친 것보다 많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옥스팜은 부의 격차가 커지는 이유 중 하나로 조세 회피를 들었다. 세계 최상위 부자들의 역외 재산만 해도 7조6000억달러에 이르며, 이 재산에 세금만 제대로 매긴다면 한해 1900억달러를 더 걷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옥스팜은 소득 격차 확대 또한 이런 불평등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옥스팜은 크레디스위스의 세계 부 자료와 미국 <포브스>의 억만장자 자료를 토대로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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