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 칼레바우트, 판매 나서
기존시장 둔화…중동으로 눈돌려
기존시장 둔화…중동으로 눈돌려
세계 초콜릿 업체들 사이에 ‘내열 초콜릿’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7일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 초콜릿 제조업체인 바리 칼레바우트가 최근 섭씨 38도에서도 녹지 않는 내열 초콜릿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초콜릿보다 4도가량 높은 열을 더 견딜 수 있으면서도 맛에는 손상이 가지 않는다고 회사 쪽은 밝혔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앙투안 드생타프리크는 자신들이 개발한 초콜릿이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모든 가게들이 에어컨 설비를 갖춘 것은 아니다. 소비자에 대한 모든 종류의 장벽을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카카오 생산업자이기도 한 바리 칼레바우트는 초콜릿을 소매상이나 식당에 도매로 판매하는 회사다. 프랑스 카카오 바리와 벨기에 칼레바우트가 합병해 탄생한 이 회사는 보통 초콜릿 개발을 벨기에에서 하지만, 이번에는 덥고 습도가 높은 싱가포르에서 내열 초콜릿을 개발했다.
내열 초콜릿은 이전에도 있던 기술이었다. 미국 허시는 2차 대전 때 이미 잘 녹지 않는 ‘트로피컬 초콜릿 바’를 만들어서 군인들에게 보급했다. 다만, 군 보급품이었기 때문에 고품질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초콜릿 업체들이 맛과 향을 살리며 내열성까지 갖춘 초콜릿을 만드려는 이유는 기존 주요 시장들의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식품 애널리스트인 잭 스켈리는 “유럽과 북미 시장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중동에서는 초콜릿이 비스킷이나 케이크에 비해 비싸고 인기도 적다. 초콜릿 공급망이 부족하고 냉장 유통 설비도 부족하다. 내열 초콜릿이 문제의 절반 이상을 해결해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내열 초콜릿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허시는 맛이 기존보다 좋아진 신세대 내열 초콜릿을 개발했으며 내년에 국외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스위스 네슬레는 아예 제조일로부터 3년까지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초콜릿을 개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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